스페인, 바람의 시간
김희곤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건축가로의 삶을 살다가 어느날 죽을 것 같은 권태를 느낀 한 건축가가 가족을 뒤로 하고 스페인으로 훌쩍 떠나버립니다.

하루 하루 똑같은 삶을 살다가 문득, 이게 아닌데.. 이게 난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 일상을 뒤로하고 도착한 곳 스페인.

스페인은 저자가 잊고 살았던 열정을 일깨워주고 낭만을 일깨워주고 잠자고 있던 영감을 주는 그런 곳입니니다.


왜 하필 저자는 스페인을 택했을까? 왜 권태로운 하루하루를 뒤로하고 스페인의 한 강의실에서 건축학 강의를 듣고 있는 것일까? 미국도 아닌, 독일도 아닌 스페인이 말이다. 물론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원래 스페인과 인연이 있었던 탓도 있지만, 스페인의 역사와 스페인이 지닌 감성은 저자의 감정과 맞닿아 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스페인인인들의 저돌성과 열정, 르네상스가 꽃피던 시기, 이탈리아가 상당히 인간중심적이고 현실중심적이었다면  스페인의 르네상스를 상당히 이상적이고 열정적이고 저돌적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그렇고 죽어서도 스페인 땅을 밟지 않겠다던 콜롬버스가 그렇고, 그런 콜롬버스의 시신을 굳이 고국의 땅으로 데려와 그를 지원했던 왕과 그를 반대했던 왕의 조각상으로 하여금 그를 모시게 하는 유머 감각이 그러합니다. 무엇보다 자연을 건축으로 옮기려고 했던, 기암괴석을 닮은 거대한 건축물을 만들어낸 가우디가 존재하는 곳이 스페인입니다.

이런 스페인은 권태로움에 지쳐가던 중년 남성의 지친 심신을 건드려 일으켜주는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자는 스페인에서 마치 어린아이처럼 스페인어를 다시 배우고, 학생처럼 시험에 두려워하고 설레여하고, 20대처럼 사랑을 합니다.

이런 잠자고 있던 감성을 일깨우러 나는 스페인에 왔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권태란, 열정을 조금을 잊어갈때 반대 급부로 생기는 감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스페인 이야기를 따라가보면 잠자고 있던 저의 열정이 아주 조금을 건드려집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수록된 사진이 적다는 점이지요.

요거 좀 보고 싶다.... 싶은 장면이 얼마나 많던지..

물론 그걸을 상상하는 것도 재미이지만, 그래도 눈으로 보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