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모든 하루 - 김창완의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안부
김창완 지음 / 박하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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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산울림의 음악에 심취한 적이 있었다. 사실 노래 자체를 좋아했다기보다는 그 가사를 좋아했었더랬다.

때로는 독특하면서도 때로는 개성있고, 가삿말에서 느껴지는 세상을 보는 다양한 관점이 신선하기도 했다.

어떨때는 노랫말에서 느껴지는 심오함에 위로 받기도 하고...


산울림의 주축이었던 김창완 씨가 어느날부터인가 연기를 시작했다.

어.. 뭐지? 처음에는 그냥 그러다가 말겠지 싶었는데 편안하게 내던지는 듯한 연기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편안함 속에서 악을 연기하고 때로 인생의 선지자 같은 역할도 편안하게 내던지듯 하고..

연기를 잘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그저 내면에서 뭔가를 끄집어낸다는 느낌이랄까... 인간의 내면에는 선도 있고 악도 있는것 처럼 말이다.


그리고 얼마 전 진행하는 라디오의 멘트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

아.. 그때 내마음과 잘 맞닿아서 그랬는지 조근조근하게 해 주는 말이 그렇게 위로가 될 수 없었다.


그래서 주저 없이 이 책을 기다렸고, 선택했다.

이 분의 세상을 보는 따뜻한 시선을 느껴보고 싶은 생각.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내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짧은 글귀가 이 분의 목소리를 통해 들리는 듯 생생하게 전달되면서 오늘 하루, 어제 있었던 일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잠깐이나마  "그래.. 그게 뭐 그리 대수라고.."라며 내던질 수 있고 웃음 지어보일 수 있는 편안함을 선사했다.

처음에는 이 책의 처음부터 찬찬히 읽다가 어느 순간 앞뒤 두서없이 그냥 아무 페이지나 펴 놓고 읽어 보았다.

그 페이지에서 내게 주는 울림을 느끼고 다시 손 가는대로 다른 페이지로 넘어가고..

그러면 또 그 페이지는 김창완 아저씨의 목소리고 나에게 위로의 말을 건낸다.


이 책은 사실 책이라기보다는 작은 위로의 목소리가 담긴 카세트 테잎 같은 느낌이다.

심난할 때, 고민이 있을 때, 그냥 나도 모르게 화가 나고 짜증이 날 때,

누군가가 미친듯이 미워질 때, 내 자신이 원망이 될 때, 다른 사람이 부러울 때..

외로울 때...

넋놓고 몇 페이지 넘기다보면 자연스레 위로가 되는 .. 그런 책이다.



.... 친구가 대뜸 "별것 아닌 선택이라도 그 순간에 최선이 아닌 선택이 있었어?"라고 묻지 않겠습니까?

    영원한 갈등인 짜장면을 시킬까? 짬뽕을 시킬까? 이런 것부터 걸을까? 그냥갈까? 기다릴까? ... ...

   순간의 사소한 결정이라고 최선이 아닌 적이 있었냐는 것입니다.

   그래요. 저는 최선을 다 했더라구요. 원대한 계획을 세운 건 아니고 또 작게라도 세웠던 계획을

   다 이루진 못했지만 매 순간 나름 고민도 치열하게 하고 선택도 쉽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내가 한 선택이 잘못이었다고 스스로 상처를 주는 일은 하지 마세요. 대부분의 선택은 아무리 작고 쉽게 잊히는 것들이라도

   그 순간만큼 정말 고민하고 최선을 다했잖아요. 그 나머지는 그냥 불가피했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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