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요일의 여행 - 낯선 공간을 탐닉하는 카피라이터의 기록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모든 요일의 여행 :


독특한 제목을 가진 여행 에세이다. 모든 요일은 뭐고 그 옆의[:]는 또 뭔지..

유독 깔끔한 표지에 끌려 책을 열었고, 다 읽고난 뒤에야 제목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때로는 월요일처럼 억지로, 때로는 화요일, 수요일처럼 치열하고 목적있게...

때로는 목요일 금요일 처럼 불타게, 때로는 토요일처럼 넉넉하게, 그리고 때로는 일요일처럼 게으르게..

그렇게 이 책은 여행의 여러가지 모습과 그 안에서 작가가 찾은 본질을 담고 있다.


늘 여행지에 가면 그 지역의 유명 관광지를 돌아야 하고, 불꽂 놀이를 하면 피곤한 눈을 비비면서라도 봐야하고 게으르게 숙소에서 시간을 낭비하면 안되는 .. 그런 여행이 아니라 그냥 그 삶을 파고드는 여행. 여행지에서의 일상을 파고드는 그런 여행.

여행자이면서 여행자이지 않은 그런 여행...

이 책은 그런 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을 나열한다.


다른 여행 에세이와 달리 장소별로, 혹은 시간의 흐름 별로 이야기를 나열하지 않는다.

느낌대로 나열한다. 생각대로 나열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 전개가 조금은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글쓰인의 느낌에 나도 모르게 휩쓸려긴다. 이 책은 프랑스, 포르투갈, 이탈리아.. 이런 여행지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느낌을 소개하는 책이니까 말이다.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 그 안에 젖어든 "나"라는 사람이 중요할 따름이다.


여행지에서 " What`s your favorit?"을 외치며 상대와 신뢰를 나눈 경험,

연말에 터지는 폭죽보다 낯선 사람이 손에 쥐어진 샴페인의 맛..

4시간이 지속된 고기파티에서 부른 배를 맞대로 인사를 나눈 낯설지만 낯설지 않게 된 사람들..

여행지에서 비 오는 날에 숙소에 쳐박혀 게으름을 한껏 즐겼던 경험.

그리고 우리나라 여수와 망원동에 얽힌 이야기들..


다른 여행 서적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인감 냄새이다.


여행을 가면 늘 언제나 맛집이 어딘지, 어디를 봐야 하는지를 계획하는게 먼저였고, 그걸 따르지 않으면 뭔가 제대로 구경하고 오지 못한 찝찝함이 남았었다. 그런 여행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은 계획없이 차 하나 렌트에서 와인 기행을 하자며 떠난 신혼여행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시에나에서 하루 종일 머물렀고, 산 속에 있는 민박집을 찾아 두시간을 넘게 해맸을 때 맡은 올리브 열매의 냄새와 밤 공기.. 목적에 이끌리는 슈퍼에고를 달고 가는 그런 여행이 아니라 그냥 온전히 이드와 자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여행!!!


그래서 여수도 눈물겹고 망원동도 아름다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

함께 실린 사진 조차도 너무 인간적이다보니 다른 여행 서전에 실린 것처럼 깔끔하지 못하다는 것.

하지만 이 너무 인간적이지 않은가 싶기는 하다.

목적없이 그냥 그때 그때의 느낌을 찍은 사진인 듯한 느낌..

이 여행 에세이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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