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소멸과 로컬리즘 - 대한민국 지방도시를 살리는 전략과 아이디어
전영수 지음 / 라의눈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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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지방도시를 살리는 전략과 아이디어

인구소멸과 로컬리즘

: 전영수

출판사: 라의눈

출판일:2023512

 

우리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통계적 근거를 말하라면 인구 통계와 그를 바탕으로 한 세대 분석이 될 것이다. 오늘날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0.78명에 불과해서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2.01명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출산율의 표준편차를 한참 밑도는 이 충격적인 결과가 말해주는 미래는 자명하다. 그로 인한 엄청난 영향이 서서히 나타나며, 결국 파국적이고 급진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렇지만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이상하리만큼 한국 사회는 이러한 낮은 출산율에 대해서 거의 무감각에 가까운 반응을 보인다. 상시로 북한이라는 위험에 노출된 경험이 사람들을 대범하게 만들었는지 아니면 지금 현실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쳐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쏟아보았지만, 결과는 변한 것이 없다.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물론 오석종은 현실주의자를 위한 철학에서 결혼은 등가교환의 대상이 되었고, 젊은 세대가 결혼 후 새로운 정체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독립적인 개인으로 살려는 것을 근본적인 원인으로 설명했다. 결국 사회가 변하면서 젊은 세대는 개인적 삶을 더 소중히 하게 되었다는 진단이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이 부모라는 새로운 정체성에 대해서 거부감을 느끼고 나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 살아가고자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 원인과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 12%의 국토에서 52%의 인구가 살아가는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인구절벽과 그로 인한 지역소멸을 우려하는 지방의 한계소멸론이 그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관심을 가져야 될 것은 인구변화가 곧 생활의 체감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지방에는 먹이가 없고, 서울에는 둥지가 없다는 소리는 직주분리현상을 잘 설명한다. , 지방에서는 일자리를 찾을 수 없어서 서울 및 수도권으로 사람이 몰린다. 하지만 인구밀집도가 높아지면서 서울의 부동산값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한다. 결국 서울로의 일극집중화는 특히 젊은 세대에게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할 방안은 무엇인가? 229개 지자체 중에서 102개 지자체가 소멸 위기체 빠진 지금, 지방을 살리고 아울러 인구소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는 실질적인 지방자치와 차별화된 지역별 창발모델의 개발이 필요하며, 이를 로컬리즘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는 SDGs17, CSV, ESG 및 사회연대경제, 자본이윤을 자활경제로 전환함으로써 지방을 살리는 것이다.

지역활성화와 이를 통한 직주분리현상의 완화, 젊은 세대의 유입 등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시행되었다. 그러나, 예를 들어서 지역시장에 야심차게 시작한 청년몰은 489개 점포에서 229개 점포가 폐업함으로써 사실상 실패했다. 청년몰을 정착시키고 활성화하기 위해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었지만, 그 효과는 실질적으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실제로 지방시장에 가보았을 때, 흉물스럽게 남아있는 청년몰의 흔적을 자주 발견했다.

이러한 실패의 원인은 하드웨어 중심으로 예산을 투입하면 된다는 지극히 경직된 가치관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활성화가 지역민의 참여가 배제되거나 저조한 상황에서는 성공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영리가 없이는 활성화도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그 사업을 주도한 것이 사회적경제기업이나 사실상 그들은 지역 활성화에 있어서 수많은 기능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사회적경제의 폐쇄성, 연고적 정실주의는 이러한 프로젝트를 사유화하는 워싱(washing)까지 초래했다.

이 책에서도 수없이 소개되고 있는 것은 일본의 사례이며 정책이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와 낮은 출산율을 겪고 있는 이 이웃 나라는 우리가 그 사례를 면밀히 봄으로써 여러 가지 통찰력을 얻을 수가 있다. 그렇지만 일본은 우리가 생각한 것과 달리 남한 면적의 3배가 넘는 넓은 국토와 인구, 3배에 달하는 경제 규모에 따라 도쿄뿐만이 아니라 3대 경제권역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한국보다는 그 문제의 성격이 다소 다르기는 하다.

나는 정책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사람들이 다음 두 권의 책을 읽기를 권하고 싶다. 그것은 에드워드 글레이저의 도시의 승리(Triumph of The City)’와 리처드 플로리다의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The New Urban Crisis)’가 그것이다. 결국, 지방의 활성화라는 것은 사람이 모인다는 것이며 그 방안으로 저자가 말하는 로컬리즘이라는 개념도 도입되는 것이다.

저자가 말했듯이 돈으로 하는 각종 지원보다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양육형 직주락 환경의 조성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가장 심각한 문제인 인구소멸과 지방소멸을 다루고 있어 시사성이 높다. 그 해결책으로 지역별 차별화된 로컬리즘을 제시한다. 중앙과 지방의 정책 담당자가 참고해서 읽어보면 좋고,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일반 독자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인구소멸로 초래하는 중장기 전망과 같은 내용은 포함되지 않고, 이 책의 성격과도 달라 그 부분에 관심을 가진 독자는 이 책을 읽은 후에 다른 책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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