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필요한 시간 - 빅뱅에서 다중우주로 가는 초광속 · 초밀착 길 안내서
궤도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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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필요한 시간

빅뱅에서 다중우주로 가는 초광속, 초밀착 길 안내서

: 궤도

출판사: 동아시아 출판일: 20221017

 

한동안 책을 읽지 못했는데, 늙게 시작한 공부를 마무리하는 시기이기 때문이었다. 12월 중순이 되면 지난 2년간의 짧지만 길었던 시간이 지나간다. Covid-19라든지 회사의 변화와 같이 여러가지 상황이 발생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았다는 것은 내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결과가 좋던 나쁘던 만족스러운 것이었다. 물론, 힘에 부치고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말이다.

 

궤도라는 필명의 한 젊은 과학자가 쓴 책을 읽었다. ‘과학이 필요한 시간이라는 제목의 이 흥미로운 짧은 책을 오랜만에 즐거운 마음으로 펼쳐보았다. 생각해보면, 내가 물리학에 관심을 가졌던 계기는 아이패드에서 무료로 접할 수 있었던 이화여대의 물리학 수업이었다. 아프리카 지부티로 향하는 비행기 이코노미 좌석에서 13시간을 있어야 되었을 때, 나는 그 강의를 전부 다운로드해서 비행시간 내내 들었다. 물리학이 그렇게 재미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조금 아이러니했다.

 

과학 따위에는 관심도 없던 내가 이후에는 물리학과 관련된 책을 사서 읽기도 하고, 지금까지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물론, 여전히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독서를 통해서 접하는 새로운 지적세계는 그것을 100% 다 이해못하더라도 나에게는 충분한 자극을 준다. 이 책은 백화점과 같다. 오늘날 우리의 관심을 끄는 여러가지 과학적 사실이 친절하게 소개되어 있다. 그렇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그 주제의 일부는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 지는 조금 의심스럽기는 하다.

 

인공지능, 기계학습, 가상인간, 양자컴퓨터와 같은 이야기는 이전부터 많이 들었다. 컴퓨터가 범접할 수 없다고 생각한 바둑에서 인공지능은 딥러닝을 통한 학습을 통해서 인간을 이겼다. 아마도 이세돌 9단의 한번의 승리는 인공지능과의 바둑대결에서 인간이 이긴 마지막 사례가 될 법도 하다. 양자컴퓨터의 개념은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약간 혼란스럽기는 했다. 아마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세한 내용을 다루는 책을 추가로 읽는 편이 나을 법 싶다.

 

2부의 제목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테드 창의 유명한 SF소설의 제목이기도 하다. 시간, 기억, , 노화, 죽음으로 이어지는 주제로 이어졌다. 인간이 자연수명을 휠씬 넘어 살게 되면서, 이전에는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서 나왔던 노화에 대한 설명이 아마도 가장 실감났던 것 같다. 서서히 모든 신체적 기능이 무너지는 과정, 그것이 노화이다. 치매는 그 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노화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이러한 증상이 발현되더라도 인지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의 단초를 얻은 것 같아 기뻤다. 그것은 사유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고서, 블랙홀의 신비로움에 빠졌다. 킵 손이 쓴 인터스텔라의 과학이라든지 이종필 교수의 인터스텔라를 읽어보기도 했다. 물리학이 그리는 세계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광대하여 종종 현실감각을 잃는 경우도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이야기가 나오니, 인터넷에서 촬영된 이미지를 찾아보기도 했다.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휠씬 고화질의 이미지는 태초의 우주에 대한 신비를 우리에게 전달해줄 수 있을까? 아름다운 우주의 모습은 그저 내게는 매력적일 뿐이다.

 

아마도 물리학 이야기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시공간, 빛의 속도와 같은 주제는 영원할 것만 같다. 사실 상대성 이론을 일반인이 제대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양자역학에서의 세계는 어떤가? 빛이 파동인지 입자인지에 대한 오랜 논쟁. 관찰과 실험한다는 그 행위가 미시세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는 알 것 같으면서도 항상 어려운 이야기다. 우주에서 시간이 흐른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척도는 엔트로피가 증가되는 것이라는 사실은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인데, 생각해보니 이해가 가는 논리였다.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수학. 수학은 항상 어렵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만약, 수학이라는 세계를 어린 시절에 좀 더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보았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아마도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모르는 이 거대한 지적세계에 얼마나 매료될 수 있었을까 상상해본다. 하지만 나는 수학과는 거리가 멀었고, 그 점은 항상 아쉽게만 느껴진다. 어쩌면 새롭게 어떤 계기가 있다면, 천천히 수학을 한번 공부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항상 설레는 경험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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