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를 디자인하라
유영만.박용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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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디자인하라 

‘아무 생각없이 평생 써온 말이 당신 인생을 디자인해왔다!”

저: 유영만, 박용후

출판사: 쌤앤파커스 출판일; 2022년 8월31일 


얼마 전에 청년공인 천현우가 쓴 ‘쇳밥일지’를 통해서, 가난과 빚에 시달리다가 용접기술을 배우고 기술자가 된 그의 이야기를 읽었다. 이 책을 쓴 유영만은 농촌에서 태어나서, 인문계 학교를 진학하지 못하고 한국전력에서 운영하는 특성화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우연하게도 그도 천현우와 같이 용접기술을 배웠다. 그렇지만 우연히 읽은 성공수기는 그가 대학에 진학하도록 하였고, 오늘날 한양대 교수가 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저자인 유영만은 말한다. 자신의 인생에서 세번의 전화의 기화가 있었노라고. 처음은 어린 시절 농촌에서의 삶 속에서 익힌 세계이며 두번째는 특성화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익힌 용접의 세계, 마지막은 공부를 하면서 접한 학문의 세계였다고. 철학자인 비트겐슈타인이 ‘내 언어의 한계가 곧 내 세계의 한계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그는 당신이 사용하는 언어가 곧 당신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서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간다. 


생각해보면 같은 현상을 말하지만, 내 경우를 생각해보면 트레이딩 회사에서 종사하는 사람이 구사하는 언어와 선물 파생거래를 취급하는 사람의 언어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실무적으로 알고 있다. 그런 상황은 대학교 선후배를 만날 때에 쉽게 느낄 수 있다. 대학을 다니면서 우리는 같은 범주의 언어를 사용한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에게 깊은 친밀감을 느끼지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각자 다른 업계에서 일하면서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달라진다. 그러다 보니, 서로가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쉿밥일지의 천현우는 그가 겪은 청년공의 삶, 부조리를 글로 적었다. 그의 글은 단순히 그가 속한 세계의 언어로만 써지지 않았다. 그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 알아들일 수 있도록 그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언어를 해석하고 번역했다. 그가 창원에서 자신과 함께 현장노동을 했던 사람과 만나서 나눈 이야기는 인상적이다. 천현우에게 그는 말한다. 너는 먹물들이 알아들일 수 있는 글로 우리의 이야기를 하라고. 우리는 같은 시공간을 살아가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수많은 공동체로 파편화된 까닭은 단순히 사람들이 서로에게 관심이 없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분화된 언어의 영향은 아닐까?


유영만 교수의 글을 읽으니, 내가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과 같음을 확인했다. 우리는 글을 읽어야 한다. 책읽기를 통해서 우리는 보다 더 고차원적인 사유능력을 얻고, 광범위한 언어를 습득하게 된다. 또한, 한자의 중요성도 깨달어야만 한다. 우리 언어의 단어가 대부분 한자에서 유래했으므로 한자를 모른다면 그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어쨌든 그가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개념사전을 만들 생각까지는 못했다고 하더라도, 무엇인가 읽는다는 것은 책을 읽는 과정에서 상상력이든 사유든 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든다. 또 책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책 자체의 질감은 어떠한가?


책을 단순히 읽기만 해서는 안된다. 글을 써야만 한다. 책을 읽고 그 내용을 기억하기 위한 것이든 아니면 요약을 하든, 내가 직접 써봐야 된다. 쓰는 과정에서 우리는 보다 더 깊은 사유의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책읽기는 지루한 일이 되어 가고 있다. 그저 짧은 시각적 접촉을 통해서 지식을 얻으려고만 한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에서 내 자신이 생각하는 것은 거의 없다. 그저 자극만 받을 뿐이다. 그래서 오늘날 젊은 세대의 문해력이 그렇게도 떨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을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읽고 쓰는 것이 얼마나 당신의 인생을 풍족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당신이 꼭 깨달었으면 좋겠다. 정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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