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비행
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초바 그림,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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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비행 (Flights of Fancy)

: 리처드 도킨스 그림: 야나 렌초바

: 이한음

출판사: 을유문화사 출판일: 2022610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 그리고지상 최대의 쇼(The Greatest Show on Earth)까지 몇 권의 책을 읽었다.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크리스토퍼 히킨스와 같이 창조론에 대한 강한 비판과 함께 진화론을 강력하게 옹호했다. 무신론자로써 진화론을 믿고 있는 내게 있어서 창조론은 그저 허망한 믿음처럼 느껴진다. 만약, 누군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신의 존재를 내 앞에서 증명할 수 있다면 나는 그 누구보다도 기쁠 것 같다.

 

이번에 출간된 리처드 도킨스의 마법의 비행(Flights of Fancy)’은 책표지부터 이전 책과는 다소 다른 느낌이 들었다. 야나 렌초바. 전혀 알 수 없는 이 일러스트레이터의 존재는 이 책에 수많은 그림이 예시로 제시될 것임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적당한 수준의 그림은 글의 내용을 상상할 수 있는데 있어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으므로 리처드 도킨스의 이번 책은 다소 대중적인 색채를 띄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

 

지구 상의 생물체를 바라볼 때 나는 경이로움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환경에 적응하여 진화해온 다양한 생물체의 모습이 눈부시다. 심해와 정글, 사막과 같은 극한 곳까지. 거기에 태양에 의존하지 않는 깊은 심연의 바다에 있는 열수구 생태계의 모습은 놀랍기만 하다. 도저히 생물체가 살 수 없다고 생각한 그곳에 수많은 생명이 살아간다. 마찬가지로 오직 공백만이 존재할 것은 깊은 심해의 바닥은 어떻는가? 가끔 다큐멘터리에서 소개되는 그 모습을 보면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어쩌면 우리가 가장 경이롭게 바라보는 것은 리처드 도킨스가 말한대로 하늘을 나는 것이 아닌가? 인간이 비행기를 만들고 오늘날 대형 제트 여객기로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불과 100년이 넘었다. 인간의 발전은 경이롭지만, 한편 생각해보면 다양한 형태로 비행을 하는 생물체는 어떠한가? 리처드 도킨스는 진화론의 관점에서 생물체의 다양한 비행형태를 따라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울 뿐 아니라, 내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사실에 대해서도 일깨워준다.

 

우리가 만드는 비행체와 비교해서 생물체의 진화는 어떤 설계자에 의해서 의도된 것은 아니다. 생물체의 목적, 그것은 자손의 유전자를 후대에 물려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생존해야 되며, 그에 실패한 조상은 도태되어 사라진다. 이렇게 여러 환경의 변화로 인해 진화의 방향은 서서히 나아간다. 거기에는 어떤 특정한 의도가 있을 수는 없다. 그저 가장 기본적인 원리에 따라 진행된다. 날개를 가짐으로써 비행을 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크다면 진화는 그 방향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진화의 과정에서 조류와 비행체가 비슷한 점을 가지는 것은 우리가 같은 물리적 법칙 하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방법은 비슷하다는 것을 들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차이점은 전자에는 설계자가 없지만, 후자에는 설계자가 있다는 것이다.

 

경영전략을 배우면서 접했던 트레이드 오프 (trade-off) 개념이 생물체의 진화단계에 있어서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개념은 흥미로웠다. 비용과 효과(서비스)는 양립될 수 없는데, 결국 전략의 관점에서 본다면 적정한 비용을 통해서 최선의 효과를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일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생존이 걸린 진화의 관점에서는 더욱 확연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생물체의 비행에서 이제는 인간이 스스로 만든 비행체의 발전까지 이야기는 전개된다. 도킨스는 생물체의 비행과 관련된 진화를 설명하면서 우리가 만든 비행체와의 비교 혹은 관점을 가져오기도 했다. 인간은 오랜 염원이었던 비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지구뿐만이 아니라 저 멀리 화성까지 진출하여 전초기지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저자가 말한 대로, 그것은 지금 당장 부모의 서식지가 최적의 장소이지만 그 자손들인 씨앗을 멀리까지 내보내려는 식물의 모습과 비슷하다.

 

이 책은 다양한 일러스트와 함께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 찼다. 리처드 도킨스가 다른 사람들이 말한 대로 뛰어난 이야기꾼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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