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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센트미하이의 몰입과 진로 - 청소년의 행복한 미래를 위한 진로 교육의 핵심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외 지음, 이희재 옮김 / 해냄 / 2018년 8월
평점 :
품절

내가 청소년이었던 시기만 해도 사실 진로에 대한 관심이나 고민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리고 매년 학교에서 장래희망을 조사하긴 했지만 대부분의 정답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직업 선택에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저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가고 회사원이 되는 것이 우리의 직업이었고, 진로였고 미래였다. 물론 어렸을 때부터 소신을 가지고 꿈을 꾸는 친구들도 있었다. 내가 봤을 땐 위에 언니, 오빠, 누나, 형이 있어 가르쳐주는 사람이 있든지 아니면 가정환경 자체가 부유하거나 자식의 장래희망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부모님이 계셨을 때 좀 더 확률적으로 높았던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지금은 환경이 매우 많이 달라졌다. 직업상담사라는 것도 있고, 환경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 청소년들에게 직업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심어주고 여러 경우의 수를 알려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자라나는 청소년이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부모와 친구와의 관계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일과 자신의 장래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결과를 알려주는 책이다.
칙센트 마하이의 몰입과 진로라는 책인데, 제목만 읽으면 마치 자기 계발서인 것 같지만 청소년의 행복한 미래를 위한 진로교육의 핵심을 담은 책이라 보면 되겠다.
청소년의 일과 놀이, 직업에 대한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5년간 프로젝트 보고서라는
이 책의 목차를 간단히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1부에서는 어른이 하는 일의 성격이 어떻게 달라졌고 어른의 일을 보는 아이의 시각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른의 일을 아이가 어떻게 상상하는지를 논의한다. 2부에서는 청소년이 일과 놀이를 어떻게 구별하는지. 일을 즐겁게 만드는 요인이 무엇인지, 가정이 일에 대한 아이의 관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학생들이 앞으로 자기가 살아가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활동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3부에서는 고등학교가 학생의 졸업 후 진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학생 개개인의 진로는 왜 달라지는지. 그리고 청소년이 창조적인 문제 해결 방법을 습득하고 미래에 보람찬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도전적이고 매력적인 활동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데 부모와 학교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1부부터 3부까지 모두 다 우리의 아이들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 자신의 인생과 관련해 어떤 직업을 갖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내용이라고 보면 된다. 여러 아이들을 대상으로 예고 없이 불쑥 연락하여 그 순간 무엇을 하고 있었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기록 여러 가지 설문조사를 했으며, 심층 면담을 하여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어주며 요인을 파악하고 분석한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선진국(?)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솔직히 말해 이 모든 것은 우리가 파악해야 할 당연한 지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이유는 나와 같은 어른들은 전통의 틀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는데 아이들은 빠르게 변화하고 시대와 정보는 또 계속해서 변해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회 전반의 문화적 풍토도 안일하긴 마찬가지다. 세습의 시대나 대물림의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으나 아직도 우리 어른은 아이들의 꿈에 대해 관심이 없고 그저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곳에 취직한 다음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하기를 꿈꾸고 있다. 아이들 각각의 재능과 꿈은 무시한 채 말이다.
막연히 우리 어른들이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이렇게 책에서 세세하게 눈에 보이는 결과를 수치로 표현하여 질적으로 양적으로 매우 유익한 연구결과를 보여주니 더욱더 와닿는 기분이다.
단지 외국의 학교들이라 이해하기가 어렵고, 책 내용 자체가 나에게 많이 어려웠다. 교육자 혹은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님, 직업상담사나 관련 종사자, 정책가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나는 번역도 어렵고 내용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인정하지만 안에 내용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뭐 그만큼 교육이나 한 청소년의 직업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책은 몰입할 수 있는 행복한 일을 찾을 때 아이는 어른이 된다고 말하며, 그 몰입을 이미 어른이 된 우리가 정확하게 알고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막연한 꿈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직업과 현실에 대해 올바르게 직시하고 현실적으로 도울 수 있는 사회적, 심리적 문제들을 인지하여 그들을 올바르게 이끌어 주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