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차원으로의 여행 - 통찰과 자가 치유로 이르는 길
클레멘스 쿠비 지음, 송명희 옮김 / 열음사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한 마디로 멋지다. 이 책.
세상엔 많은 종류의 신비주의적 책들이 있다.
그런데 어느 책을 읽어 봐도 이 책처럼 명확하고 쉽게 이 세상과 저 세상과 환생과 질병과 대체 의학, 정신, 카르마 등등에 대해 "전문적인" 견해를 보여주는 책은 없었다.
저자가 어떤 경험을 통하여 이런 견해에 도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그의 병원 생활과, 치유 과정, 그리고 동양으로의 여행, 등등의 과정은 다 건너뛰겠다. 그런 사실적인 내용들은 다 이 책 안에 있으니까.

내가 설명하고 싶은 건 작가가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고, 그리고 “깨달았는지”에 대한 것이다.
종교적 사고가 아님을 알리기 위해 일단 나는 대단히 과학적인 추론을 좋아하는 사람이며 종교도 없고 상당한 “회의론자”에 가깝다는 점을 밝혀둘까 한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읽었을 때 내가 느낀 건. 이 사람 정말 정통하구나, 하는 감탄이었다.
아마도 이 책에서 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의 진위 여부에 관계 없이 나는 이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설득력 있게, 그리고 공감이 가게 풀어가는 방식에 반한 것 같다..


신비주의적인 견지의 책들은 대부분 얼토당토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치 왼쪽 뇌와 오른쪽 뇌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듯이, 신비주의적 관점에서 쓴 책 들은 대부분 자기 방식대로의 설명을 시도하곤 한다. 합리적인 왼쪽 뇌의 인간이 보기엔 그건 다 헛소리다. 왜냐햐면 인과성이나 합리성이 결여되어 있으니까.
그. 런 데.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에 관계 없이 왼쪽 뇌의 회의주의자들에게 자신의 황당무개한 이론을 설득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뭐,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혹시 거실에서 이런 상황을 아는지?
남편이 집에 들어와서 말없이 밥을 먹고 신문을 펼쳐 들고 있다. 여자는 계속 옆에서 치근댄다. “대화”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편은 아내에게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충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침묵을 지키려 한다. 아내가 좀 더 현명했다면, 화성인의 사고 방식을 이해했다면 남편에게 치근거리다가 결국 남편의 태도에 화를 내고 시비를 거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나중에 남편이 편안할 때 말을 붙일 것이다. 남편 역시 금성인의 방식을 이해한다면 다정한 눈길이라도 한 번 아내에게 주었을 것이다. 아내가 필요한 건 감정적인 소통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신비주의에 입각한 책들과 합리성에 입각한 책들은 화성인과 금성인처럼 서로를 계속 헐뜯고 자신의 견해가 옳다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견해를 주장하려 했다. 그 결과 어느 책을 읽어 봐도 상대방에 대한 설명이나 이해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 보통이었다. 그저 상호간의 무시나 비난, 자기 가치의 우상화로 점철된 것이 일상적이었다.

사실 난 그런 책들을 읽으면서 좀 기운이 빠졌던 것도 사실이다. 난 진실을 알고 싶었는데 모두들 반편의 진실밖에 보여주려 하지 않았다. 아마도 지난 번 읽은 <불량 의학> 같은 책은 신비주의적 치유나 동양 의학까지도 깡그리 쓰레기로 몰아 부쳤다. 반면에 영혼이나 환생에 대한, 혹은 미래의 예측에 대한 어떤 책들은 모조리 모호한 어투로 신기한 경험만을 되풀이해서 자신들의 철학을 우상화하고 있었다.

난 알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되풀이되는 똑 같은 방식들에 질려서 어느 날인가 부터는 물리학 책을 읽기 시작했다. 4차원 화이트홀, 웜홀, 시간 이동, 다 차원의 세계에 대한 조금은 과학적인 설명을 기대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조금 위안을 얻었다. 그건 “이런 건 인간이 알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니까” 라는 결론을 통해서 였다.
도 대 체. 초 천재들이 파악해도 잘 모르는 우주의 진리를 나 같은 평범한 인간이 알 수 있을까? 과학자들이 설명하는 사실조차도 완벽히 이해 못하는데 말이다..

그리고 나서. 다시 이 책이다.
얼마 전에 이 책이 인터넷에 소개되는 순간 난 이 책을 읽고 싶었는데- 그건 엄밀하게 말하면 처음엔 이 책이 그 동안의 그런 궁금증들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리란 기대에서는 아니었다.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니까. 단지. 내가 읽었던 딜라이 라마의 잠언들이나 탓 닉 한의 좋은 이야기들처럼 “마음”에 대한 명상적인 고찰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금은 평범한 기대를 갖고 보기 시작했다. 뭐. 표지도 썩 마음에 들었고 말이다. “차원”이라는 우주적 표현도 상당히 근사했다!

그러다가 드디어 난 나를 이해시켜 주는 어떤 쉽고도 납득이 가는 설명의 차원 방식을 알게 되었다. 바로 이 책을 통해서 말이다. 이건 신비주의적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신비주의적인 이야기를 푸는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마치 탓 닉 한의 명상이야기처럼 사람들을 “이해” 시키는데 목적이 있는 책이다. 아 그렇구나. 이래서 나는 이렇게 행동해야 나의 인생이 잘 풀리겠구나 사실 생이란 게 그런 식으로 인과 관계를 가지고 흘러가는 것이구나. 내 마음은 내가 이렇게 잡고 이렇게 이끌어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이해”를 시키는 책이다. 이 책은.

그래서 이 책은 머리를 곤두세우고 파악하고 파헤치면서 읽는 책이 아니라 그냥 레오 버스카글리아의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를 읽듯이 그런 마음가짐으로 편하게 읽으면 되는 책이다.
이 책이 기독교에 대해 해석하는 부분도 독특하다. 영혼과 신에 대한 그의 생각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최근에 <시크릿>이나 최면, “원하는 대로 이룰 수 있다” 등등의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이 책은 지향하는 바는 비슷하지만 그런 책들보다 훨씬 더 업그레이드 된 책이다. “이러 이러하라. 무조건 된다.”가 아니라 원래 세상 이치가 이러이러하니 결국 당신이 이렇게 행동하면 이렇게 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라는 현자의 가르침 같은 말을 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이 책에서 읽은 좋은 구절들을 몇 구절 옮겨보겠다. 편의상 페이지는 생략한다.

-………..객관적인 진리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행복이란 봉우리로 가는 길도 꼭 하나만 있을 수는 없다.

-치유란 살기를 원하는 소망의 결과다… 만약 이모의 권위와 상관없이 조카 자신이 스스로 동기를 부여했다면 아마도 조카는 오늘도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을 것이다……… 치료 후에 건강을 유지한 사람은 자신의 삶을 변화시켰다는 사실도 확신할 수 있다.
나는 샤머니즘에서 삶의 결정적인 변화가 동반되지 않은 그 어떤 성공 사례도 들어보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워크숍에 돈을 지불하면 문제를 모두 해결해 주는 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워크숍이나 주술사의 세미나는 분발하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또는 좀 더 세련되게 표현하자면 동기 부여를 위해 사용 할 수 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정신에서 생겨난 것임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관념이 물질로 나타나기를 바라는 활발한 요인들 때문에 언제나 새로운 형태의 배열이 생겨난다. 하지만 여러 관념들 중에서 어떤 관념이 형상화될 수 있을 정도로 조밀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집중력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많은 관념이 저절로 그리고 갑자기 생겨난다 하더라도 그러한 관념들의 밀도를 높이려면 고도의 집중이 요구된다.
……………..깨어 있든 잠들어 있든 어떤 상태에서도 정신은 끊임없이 관념을 만들어 낸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최선의 관념에 집중하여 계속 밀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끊임없이 새로운 실체를 만들어 내며,,,(중략)

-뇌가 육체적인 작용을 일으키는 데는 환상만으로도 충분하다. 뇌의 기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그 어떤 실질적인 행동도 약을 복용할 필요도 어떤 방사선도 필요하지 않다.

이 정도로 생략하기로 하고
음.. 이 책이 알려주는 사실들을 몇 가지만 뽑아 간단히 정리하면서 끝내고자 한다.

 자아와 영혼은 다른 것인가? 그렇다면 어떻게 다른 것일까?
 병이 났다가 신기하게 치유된 사람들이 있다던데 정말 가능한 일일까? 만일 가능하다면 왜 그들은 가능했던 것일까? 무슨 원리가 작용해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일까?
 샤머니즘은 사기라는 생각이 많다. 샤머니즘의 무당들은 어떻게 이상한 일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일까? 그들은 인지하고 어떤 굿판을 벌리는 것일까? 무의식일까? 아니면 단순한 제례절차일뿐일까? 단순한 절차라면 신비주의적인 일들이 그 와중에 벌어지는 것은 단순한 사기일까? 쇼일까?
 병에 걸려 눈물을 흘리는 사람. 그 눈물은 무슨 신호인 걸까? 병에 걸린 사람에게 영혼과 자아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걸까?
 암을 고친다는 이상한 의식을 행하는 사이비 의사들이 있다. 암덩어리를 빼내서 병을 치료하거나 피덩이를 뽑아내기도 한다. 그들은 사기꾼일까? 아니면 어떤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것일까? 이들이 사기꾼이라면 왜 그런 의식에서 치료되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일까? 사이비 의학과 첨단 의학은 무엇이 다른 걸까?
 환생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영혼은 어떻게 이동하는 걸까? 왜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부모를 선택하거나 혹은 잘못된 부모를 만나 고생하는 걸까? 과연 그것이 모두 업보 때문일까? 혹시 다른 이유나 과정이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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