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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ㅣ 오늘의 일본문학 12
아사이 료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그 짧은 말 너머에 있는 인간 그 자체를 상상해 주라고, 좀 더."
친구 사이로 함께 살고 있는 고타로와 다쿠토. 그리고 고타로의 연인이었던 미즈키.
말하지 않았지만 다쿠토는 오래 전부터 미즈키에 대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함께 보낸 대학생활을 마무리하고 취업을 준비하면서부터 사회의 어려움에 부딪치는 그들..
미즈키의 친구인 리카는 고타로의 윗층에 남자친구인 다카요시와 함께 살고 있다.
취업을 앞둔 청년들의 고민과 함께 그 나이에 고민해 봄직한 사랑에 대한 고민들도 가득 담겨 있는 책.
잔잔하고 평범해 보이지만 SNS를 바탕으로 요즘 젊은이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그나저나 요즘 젊은이들..이라고 하니까 내가 되게 늙은 거 같네..ㅎㅎ
<책 속에서..>
나 말이야. 깨달은 게 있어.
최근에 깨달았어. 인생이 선로 같은 것이라면 나와 똑같은 높이에서 똑같은 각도에서 그 선로를 봐 주는 사람은 이제 없다는 걸
살아간다는 것은 아마도 자신의 선로를 함께 봐 주는 인원 수가 달라져 가는 거라고 생각해.
이제부터는 자신을 키워 준 가족을 떠나 스스로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 가지. 평생을 함께할 사람이 생기고, 자식이 생기고,
또 자신의 선로를 함께 봐 줄 사람이 나타나.
그런 거라고 생각해. 나 이외의 사람과 함께 보아온 자신의 선로를 자기 혼자 바라보게 되고, 이윽고 또 누군가와 함께 응시할 날이 와.
그리고 그즈음에는 그 소중한 누군가의 선로를 함께 바라보겠지.
그래서 지금까지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니 어쩌니 하는 말을 해 왔따고 생각해.
줄곧 자신의 선로를 보아 준 사람이 바로 옆에 있었으니까. 어른들은 결과는 유감스럽지만 그 과정이 훌륭했으니
그걸로 됐다고 아이에게 말해주고 싶은 거지. 그 과정을 함께 보아 왔으니까. 하지만 이제 그렇게 말해줄 사람은 없어.
우리는 이제 오로지 한 사람, 나 혼자서만 자신의 인생을 바라보아야 해. 함께 선로 끝을 봐 줄 사람은 이제 없어졌어.
진로를 생각해 줄 학교 선생님도 없고, 우리는 이미 우리를 낳아주었을 때의 부모와 가까운 나이가 되었다고.
이제 부모님이 나를 키워 준다는 생각으로는 지낼 수 없어. 우리는 이미 그런 시기까지 온 거야.
"머릿 속에 있는 동안은 언제든, 무엇이든 걸작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