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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어, 내가 원치 않아도 ㅣ 반올림 18
이상운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9년 6월
평점 :
"약속한 대로, 언젠가 우리 함께 여행을 떠나자. 언젠가, 네가 좋아하는 말로 '나중에'...."
고등학생인 김현태는 어느 날 뜻밖의 호출을 받게 된다. 불려간 곳에는 담임 선생님과 함께 모르는 아저씨가 앉아있다. 그 사람은 경찰로 현태가 중학교 때 왠지 현태를 따라다니면서 귀찮게(?) 했던 지훈의 가출사건으로 찾아왔다고 한다. 현태는 지훈과 그 때 9월 이후로 연락한 적도 만난적도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들이 처음 만났던 시간을 떠올린다. 유난히도 하얀 얼굴에 겁쟁이였고 마마보이 같던 지훈은 어머니에게 싫다고, 한번도 이야기하지 못했다. 카페 마담을 하는 어머니와 사고로 죽어버린 아버지, 그리고 유일하게 자신을 돌봐주는 강준영 관장 외에는 의지할 곳 없는 현태는 부잣집 아들에 공부도 잘하는 지훈이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훈은 이상하게도 현태를 따랐다. 현태가 자유로워 보인다며, 자신은 우울증인 것 같다고 자기가 하고 싶은 건 이런 거라고 현태를 졸졸 따라다니며 조잘조잘 이야기하던 지훈. 하지만 지훈은 현태를 배신했다.
그리고... 현태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오랫만에 지훈을 마주한다.
전혀 다른 가정환경을 가진 두 사람의 투박한 듯 따뜻한 우정이 잘 드러나 있는 책이었다. 모든 것을 가진 듯한 지훈과 아무것도 가진 것 없어보이는 현태. 그리고 두 사람의 어머니들의 각각 다른 태도. 생각들. 그러나 자신을 이해해 주는 누군가를 어느 누구보다 필요로 했던 두 사람은 서로 다름을 통해서 오히려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우정을 쌓았던 것 같다. 사실 손발이 오그라드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보는 내내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요즘 너무 공부에 대해서 강요하고 질책받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도대체 무엇이 중요한 것일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제발... 진짜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우리의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