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더 월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공경희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난 나아갈 수 없어요. 나는 나아가지 않을 거에요."

이제껏 읽었던 어떤 이야기 속의 주인공도 그녀 같진 않았다.
사람이 생을 살아가며 겪을 법한 힘든 일이라고는 모두 낱낱이 겪은 그녀가 계속해서 생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기적처럼 여겨졌던 이야기.

주인공인 제인 하워드는 관계가 삐걱거리는 부모로 인해 열세살 생일에 결혼하지 않겠다 아이도 낳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다.
다음날 아버지가 편지 한 장만 남긴채 집을 떠나고 어머니는 아버지의 부재에 제인을 탓한다.
제인은 가난한 중에도 지속적인 노력과 끊임없는 아르바이트로 하버드 대학의 영문학 박사과정에 입학하고
지도교수인 데이비드와의 4년 간의 비밀연애를 한다. 그리고 그 비밀연애는 데이비드의 죽음으로 일단락 된다.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고 졸업한 제인은 강의가 아닌 헤지펀드에 취직하게 되고 아버지에게 보낸 만 달러로 인해
FBI의 조사를 받으며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
 
이후 뉴잉글랜드 주립대에서 강의하게 된 제인은 불손한 태도를 보이는 아이스하키부 학생을 지도하다가
깐깐한 사람으로 여겨지게 되고..그곳에서 강의하면서 한 남자를 만나 아이를 낳게 된다.
영화사업을 한다는 명목으로 테오는 제인에게 무례한 금전요구를 하고 제인에겐 세 살된 딸 에밀리기 유일한 그녀의 안식처이다.

테오가 같이 사업을 하던 여자와 사라진 후 에밀리가 교통사고를 당해 죽게 되고
견딜 수 없는 제인은 자살을 시도하다 정신병원 치료까지 받게 된다. 
캐나다 캘커리에 가서 완전히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지만
고통을 잊는 일은 쉽지 않아 늘 수면제 없이는 잠을 이룰 수 없다.
그러던 중 타운센드에서 벌어진 아이비 납치사건에 관여하게 되고
하나님의 성회라는 교단에서 목사인 척 하고 있는 소아성애사이코패스 래리 코센을 잡고
아이비를 구출해 내는 놀라운 일을 한다. 결국 에밀리를 잃고 치유되지 못했던 상처는 아이비를 구함으로써
그녀가 다시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읽는 것만으로도 심장을 후벼파는 것 같았는데 제인의 심정은 어땠을까
누군가가 안다고 함부로 말할만한 종류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만 든다.
무려 57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책속에서 제인의 절망과 고통이 생생하게
그리고 그것을 모두 끌어안고 꾸역꾸역 살아가는 제인이 안쓰럽기도 안타깝기도 대견하기도 했다.
확실히 더글라스 케네디는 이야기를 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들려줄줄 아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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