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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봤어 - 김려령 장편소설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3년 6월
평점 :
"가만히 집 안을 둘러본다. 그날, 처음 왔는데도 낯설지 않고 편안했던 건 저 개나리 빛깔 커튼 때문이다.
격 없이 편히 맞아주는 느낌에 영재를 안고도 내가 안긴 기분이었다. 우리 저기서 놀자, 해도 될 것 같은 편안함.
저 책상에서 영재가 나의 입술을 받았고, 저기 저 침대에서 우린 꼭 안고 깊은 잠을 잤다.
품에 안겨 자는 영재가 예뻐 얼마나 오랫동안 보다 잠들었는지, 단 한 번도 그렇게 달게 잔 기억이 없었다."
유명작가이자 출판사의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 정수현은 회식 자리에서 한 신인작가를 만난다.
그녀의 이름은 서영재. 등단 5년만에 잘 팔리는 작가로 이름이 나게 되었지만 잘난 척 하는 태도도 없고 풋풋하고
날것 그대로인 영재를 보며 수현은 왠지 모를 끌림 같은 것을 느낀다.
그녀가 원해서 결혼했던 아내는 마치 섹스리스 부부처럼 전혀 관계가 없고
수현은 왠지 모르게 점점 지쳐간다. 그러다가 영재와 알게 된 후, 수현의 삶에는 생기가 넘친다.
영재와 끝을 모르는 사랑을 하는 수현은.. 자신이 어린 시절 물에 밀어넣었던 아버지와
기생충 처럼 망해버린 가게를 방으로 개조한 지하에 사는 어머니를 향해 삥을 뜯는 형을 제 손으로 죽이고..
아내가 자살하고 결국 제 자신마저 제 손으로.... 죽이게 되어 간다.
사랑과 고독 그리고 욕망에 대한 이야기..
살인과 섹스가 적절히 섞인 이야기..
김려령이 쓰는 성인 일반을 대상으로 한 소설은 이런 느낌이구나..
<책속에서>
내가 바란 건 오직 하나였다. 나를 그냥 가만히 두는 것
우리가 지금 하는 것이 제발 사랑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세상은 여전히 어둡다. 당신에게 행운이 가닿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