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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로스 & 토르소
크레이그 맥도널드 지음, 황규영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내가 누구냐고 물었지? 가서 네 친구들에게 말해. 나는 너희들을 파괴하러 온 사람이다. 오늘 이 순간부터, 그 초현실주의자들의 모임을 붕괴시켜버릴 거야.”
버나드 하퍼가 입에 피거품을 문 채 말했다.
“그들이 당신을 먼저 몰락시킬 거야. 당신 패거리들 모두…….”
“나 뿐이야.” 헥터가 말했다. “나는 외로운 늑대거든. 파트너 따위는 없어. 나를 막기는 힘들 거야.
셔먼이 아틀란타를 횡단하듯 할리우드를 관통해 초현실주의자들 모임을 다 잘라 버리겠어. 그 말을 전해, 영감.”
<책소개>
에드가상과 앤서니상, 검슈상 등 미국의 대표적인 추리문학상의 주목을 받으며 저널리스트에서 소설가로 신고식을 마친 작가 크레이그 맥도널드의 국내 첫 번째 출간작이다.
소설가로는 제임스 엘로이와 잭 케루악, 영화감독으로는 코엔 형제와 쿠엔틴 타란티노와 같은 대표적인 하드보일드 예술가들을 섞어 놓은 듯하다는 극찬을 얻어낸 작품이다.
실제 인간을 토르소(torso, 목과 팔이 없는 조각 작품)처럼 다루는 이 엽기적인 살인극은 1935년부터 1961년까지 30여년의 긴 세월 동안 무대를 옮겨가며 펼쳐진다.
1막은 미국 플로리다 키웨스트 섬으로 실제 많은 생명을 앗아간 1930년대 최악의 허리케인이 불던 당시의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2막은 제2차 세계대전 직전의 화약고 스페인을 배경으로 헤밍웨이, 존 도스 파소스 등 파시즘에 대항하기 위해 스페인으로 이주한 예술가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리고 3막은 매카시즘의 광풍이 불어 닥친 할리우드, 4막은 말년의 헤밍웨이가 살았던 쿠바로 각각 무대를 옮겨간다.
주인공 헥터는 악몽 같은 살인사건을 쫓아가며 스파이로 밀고 당해 죽음의 위기를 넘기기도 하고 블랙달리아(1940년대 LA에서 일어났던 엽기 살인사건)를 연상케하는 살인사건에 연루된 영화감독 오손 웰스를 구하거나 복수를 위해 거대한 예술가 집단과 싸우는 등, 긴장감 넘치는 사건들이 시종일관 벌어진다. -aladdin.co.kr에서
스페인의 한적한 마을에서 여름을 나고 있는 범죄소설가 헥터. 자신이 술을 마시는 바에서 매력적인 한 여인 레이첼과 만나게 된다.
함께 온 친구가 사라져 버려 혼자 있는 레이첼, 마침 허리케인이 닥쳐오고 헥터는 레이첼을 도와준다는 핑계로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다.
태풍으로 관광객들마저 끊어진 마을에서는 르네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살인이 일어나고, 수많은 시체를 보아오고 이야기를 쓴 범죄소설가지만
헥터는 초현실주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끔찍한 살인 방식에 속이 울렁거린다. 인간의 몸을 마치 조각처럼 토르소로 팔 다리를 자르고
배를 갈라 안에 있는 내장을 모두 꺼내고 거기에 대신 기계 따위를 채워넣는 방식의 기묘한 시체훼손.
범죄소설가 헥터는 친구인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일명 헴. 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이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곳에는 초현실주의 화가인 비숍도 자리를 함께 하고 있다.
허리케인이 지나간 자리에 레이첼이 애타게 찾던 친구 배벌리가 마치 살인의 시연습이라도 한 듯 버려진 시신으로 발견되고
배벌리를 찾으러 간다고 쪽지를 남긴 레이첼 역시 토막살해 된 시신의 모습으로 헥터 앞에 나타난다.
머리는 없고 몸은 토막났지만 헥터가 레이첼에게 준 흔치 않은 팔찌가 손목에 걸려 있는 시신 앞에 헥터는 정신을 잃을 정도로 절망한다.
상심한 헥터 그리고 일련의 사건, 헥터는 잔인한 추억을 남겨준 마을을 떠나 쿠바로 가는데..
그 때 그 마을 이후로 곳곳에서 초현실주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살인이 계속해서 일어났다는 믿지 못할 소식을 듣게 되고
그 즈음 헥터는 레이첼의 여동생인 화가 알바를 만나게 된다.
헥터는 헴과 함께 한 명, 그들의 집에 드나들던 미술비평가를 의심하게 되고 그를 초대하는 것처럼 하여 혼내주기로 결심한다.
알바가 그리는 그림을 보고 그녀가 범인일 것이라고 짐작한 헥터는
쿠바 정부에 그녀가 반군이라는 신고를 하고 알바는 화형 당하게 된다.
세월이 흘러 멀어진 헴과 헥터의 사이만큼의 시간이 흐를 즈음 나이 든 그들은 다시 만나게 되고
헥터는 또다시 일어나는 초현실주의 살인사건을 보게 된다. 그리고 만나게 된 알바의 그림을 좋아하는 초현실 주의자들의 모임.
헥터는 이들로 인해 계속해서 모방살인이 일어나는 것임을 알게 되고
모든 것의 근원인 레이첼과 알바의 아버지 버나드 하퍼를 응징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버나드 하퍼를 응징하는 그에게 진실을 깨닫는 순간이 찾아오는데....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범죄가 가장 격정적인 사랑과 맞물렸을 때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범죄소설가 헥터와 미스터리하고 매력적인 여인 레이첼의 사랑이 마치 미스터리 속으로 사라진 여인처럼
그녀의 뒤를 쫓아가는 헥터의 절절한 사랑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범죄스릴러 장르를 몹시 좋아하는 편이지만 역시나 이런 장르는 나의 감정이나 영혼에는 유익하지 못한 영향을 미치는 점이 더 많은 것 같다.
헥터의 사랑보다 안타까웠던 것은 결국 레이첼을 그렇게 부서지게 한 원인이 그녀의 친부에게 있다는 것이었다.
어머니가 죽고 친부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그 견디기 힘든 상황에서 부서지지 않기 위해 자신의 자아를 둘로 분리하여
살아남을 수 밖에 없었던 레이첼의 아픔이 물론 그녀가 저지른 모든 살인을 정당화 할 수 없지만
세상에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말았으면 좋겠다.
“범죄소설가들만 그런 짓을 하지. 자기 소설 같은 인생을 사는 남자만이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