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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보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평점 :
"하지만 우주의 모든 별들이 움직임을 멈추고 우리를 향해 일제히 빛을 내뿜는 순간은 단 한 번 뿐이에요.
우리는 아이로 태어나 빛으로 죽는 것이죠. 영원히 빛으로 죽는 것이죠."
술에 찌들어 살던 아버지.. 트럭을 운전하던 아버지의 차를 타고 가던 소년은 갑작스레 일어난 사고에 회로가 정지한다.
교통사고로 간첩을 들이받은 덕분에 죽은 술주정뱅이 아버지는 다시없는 영웅이 되고 살아남은 소년은 전 국민의 원더보이로 불리우게 된다.
그리고 그 원더보이를 둘러싸고 권대령은 일계급 특진이라도 얻어보려는 꼼수를 부린다. 그리고 아버지의 보험금마저 꿀꺽..
원더보이는 자신이 빛을 본 이후 남의 생각을 듣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권대령에게 맞추어 원더보이로 살고 싶지 않았던 소년은
병원을 뛰쳐나오고 권대령의 속박으로부터 뛰쳐나와 홀로 살아남는 법을 배우게 된다.
우연히 찾아간 익숙한 이름의 대학교에서 그는 병원에 있던 동안 만났던 간호병 성재 형을 만나게 된다.
김연수 작가 특유의 센스가 가득했던 책이었다. 그냥 무리없이 읽어내려갔지만 마치 구름 위에 붕 떠 있는 듯한 기분이 느껴지기도 했다.
특별했던 원더보이도 평범하게 성장해 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들 역시도 어릴 땐 누구나 원더보이 원더걸이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p.147
나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것과 그 생각을 이해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열 일곱살의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았다. 온갖 생각들. 소망들. 꿈들. 나는 아저씨에게 연고를 달라고 해서 머리에 발랐다.
그 모든 일을 명징하게 이해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머리가 말끔하게 비워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