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 공감
손병일 지음 / 뜨인돌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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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우리 아이들은 억눌린 자유와 부모의 억압이 충돌하는, 살얼음판 같은 하루를 살 것이다.

때때로 피를 말리는 긴장을 느끼며 가슴 깊은 바닥에서 사랑을 길어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할 때도 있다.

마음을 짓눌러 오는 고통을 허용하다 보면 언젠가 기적 같은 순간이 다가온다. 이때 고통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허용하는'것이 중요하다.

고통을 견디는 것과 허용하는 것은 다르다. 긴장과 고통을 허용할 때, 그 허용과 기다림 속으로 어느 순간

서로 마주 서 있는 마음을 통합하는 사랑이 찾아올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무슨 생각하는지 알 수 없다고 토로하는 어른들,

그냥 나를 좀 가만히 두라며 한숨 쉬는 아이들.

 

평행선처럼 소통이 되지 않는 요즘 십대들. 그 원인은 무엇일까..

나도 학창시절을 누구보다도 힘겹게 보냈고, 현재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있지만 십대들을 온전하게 이해하기란 참 쉬운 일이 아니다.

Case by case.. 말 그대로 각각 너무나 달라서 그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모두 똑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한 반이 40명에 가까운 상황에서 조용하고 얌전한 아이들은 소외 당하게 되고 시끄럽고 목소리가 큰 아이들은 지적을 받고 혼나기 일쑤이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참..안 됐다 라는 마음이다.

 

조용히 자신의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모범생이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힘들어하는 아이들이나, 목소리가 크고 인기가 많지만 수업 시간에 잘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해서 선생님께 매번 혼나는 대상이 되는 아이들 모두.. 각자 나름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님께 인정받기 위해서, 또래 집단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약함을 숨기기 위해서, 자신이 가진 열등감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아이들은 본래의 스스로를 인정하지 못하고 여러가지 다른 방법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가면을 쓰고 친구들 앞에서 멋져 보이려고 한다.

자신을 외면하는 부모에게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고 싶어서 그것을 갈구해서 사고를 치기도 하고, 공부를 죽을 힘을 다해 열심히 하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오르지 않아 좌절하기도 하고, 끝없는 절망을 느끼기도 하면서 그렇게 아이들은 한걸음씩 성장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애쓰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런 아이들의 모습이 안쓰럽고 사랑스럽고 안타깝고 예쁘다. 물론 말을 안 들을 때는 밉기도 하지만 각자 나름의 모습들을 따로 만나보면 또 한 아이 한 아이 사랑스럽지 않은 아이들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에서도 그런 마음, 그런 생각이 잘 드러나 있었다. 한 선생님이 각 학기 별로 챕터를 나누어 만났던 아이들 중 유난히 마음이 쓰였던 아이들, 변화가 필요했던 아이들, 돌보아 주고 싶었던 아이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셨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어서 읽으면서 눈물이 났다.. 나도..그렇게 보듬고 싶은 아이가 있다. 때로는 학창시절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마음에 너무 안타깝고 안쓰러운데, 그 벽을 깨지 못하고 계속 힘들어하고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면 답답하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공감해 줄 수 있는, 그 아이들이 느끼는 한계를 열어줄 수 있는, 꿈을 키워줄 수 있는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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