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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단식 - 머리를 쓰지 않고 발로 뛰지 않는 IT 중독을 벗어나라
엔도 이사오 & 야마모토 다카아키 지음, 김정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IT중독은 개인과 조직을 불문하고 심각한 수준으로까지 악화되었다. 지금이야말로 '단식'을 단행해,
IT를 과잉 섭취하고 있는 직장이나 개인이 업무의 진행 방법을 일단 초기화해야 한다.
IT를 끊음으로써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었던, 그러나 지금은 잠들어 있는 힘을 깨우고,
정말 필요한 IT만을 골라 섭취함으로써 균형 잡힌 생활을 되찾는 것이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많은 부분을 IT에 의존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활동할 수 있는 힘을 상당부분 잃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기술의 혁신이라며 빠른 일처리와 업무경감을 기대하게 했던 IT 산업이지만, 이제는 사람이 IT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IT 자체에 끌려가기 시작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현실을 진단하고, ctrl+C와 ctrl+V로 대변되는 복사하기와 붙이기 수준으로 퇴화되고 있는 현재의 IT 세대를 향해 경각심을 일깨우고 자성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다. 우리는 이미 사무실에 그리고 집에 1인 1PC를 가지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발달로 걸어다니면서도 스물네시간 모두 IT에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휴대폰을 깜빡 잊고 집에 두고 오거나, 사무실에 두고 퇴근을 하면 그 시간을 견딜 수 없어 초조해 하고 불안증세가 나타나는 심각한 디지털 중독 증세를 보이기도 하고, 점점 편리해지고 활용도가 높아지는 기술력을 쓰다 보니, 이전에 IT 기술이라고 여겨졌던 초기 IT 기기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활용하는 방법을 까먹는 디지털 치매 증상도 더 심각해져 가고 있다.
정보기술의 발달은 정보의 홍수 시대를 불러왔고, 그 중 유용한 정보를 취사선택하기란 너무나도 어렵고 험난하다. 그래서 쏟아지는 무분별한 정보 홍수에 대응할 만한 시간적 여유도 없이 일단 모든 정보를 받고 거기서 중요한 정보들을 골라내기 위해서는 이전보다도 오히려 더 많은 시간적 노력과 수고들이 들어간다. 이메일을 확인하고 거기에 적합한 대응을 하고, 그렇게 하다보면 금새 시간은 지나가고 정작 생산성이 있고, 활동적이고 창조적으로 써야 하는 시간을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만 들여다보며 지내게 된다. IT 기기가 근처에 없는 삶은 이미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되어버린 우리의 삶을 자정하고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제 IT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IT를 지배하고 주도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저자는 이 책에서 디지털 단식을 제안하고 있다. 음식을 먹을 때 과도하게 먹다가 살이 찌면, 먹는 음식의 양을 줄이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것처럼 이미 우리 삶에 들어와 있는 디지털 및 IT 기기의 사용과 활용은 고도비만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서 'ICT'와 'BLT'라는 두 가지의 개념을 제시한다. 먼저, ICT는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Flood. 즉, 위에서 말했던 정보와 커뮤니케이션의 홍수를 가리킨다. BLT는 Babo's Long Tail(바보의 롱테일)로 바보들의 비생산적인 활동이 중단없이 계속된다는 현실을 풍자한다. 사실 우리 모두가 경험하는 것이긴 하지만,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하려다가도 컴퓨터를 들여다보거나 스마트폰의 새로운 정보를 들여다보고 메신저를 통해 관계를 맺고 SNS로 자신을 드러내다 보면 정말 언제 갔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후루룩 지나가 버리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IT가 비즈니스 구석구석까지 침투하게 되면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자신의 업무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검색하고 단순히 복사하기와 붙여넣기를 통해 어떤 자료든 내가 조사한 것처럼 편집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며 이전에 다른 이들이 했던, 혹은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자료들을 검색하여 마치 자신이 모든 것을 확인하고 확보한 것처럼 일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일반 회사와는 다른 직종에 있기 때문에 디지털 단식을 읽으면서 나랑은 먼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나 역시 디지털 중독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메일을 확인하고, 스팸을 걸러내고, 거기에서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흥미로워 보이는 정보를 확인하고, 또 이렇게 리뷰를 올리고, 메신저로 동료들과 업무에 관련된 연락을 하고, 그 외에 SNS 서비스인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이용해서 개인적 교류를 하고 관계를 맺다 보면 하루가 그렇게 빨리 지나갈 수가 없다. 또한 퇴근시간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SNS 서비스에 접속하고, 집에서는 보지 못했던 TV 프로그램을 실시간 DMB로 시청하거나 다운받아 보다 보니 그전만큼 책을 읽고, 혼자 사유하고, 조용히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시간이 많이 사라져 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직장 동료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고 어쩌다가 내려가도 다들 각자의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무언가를 처리하느라 바쁘다. 바로 옆방에 있으면서도 직접 찾아가서 면대면으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기 보다는 핸드폰의 카톡을 이용하거나 메신저를 이용하여 대화를 한다. 급하고 중요한 이야기가 있는데, 상대가 부재중일 때 메신저로 보내놓거나 메일로 보내놓는 것도 잦아졌고, 다른 사람의 시간에 대해 배려하기보다 그냥 내가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일단 메신저를 날리고 보는 식의 일들이, 서로 확인하지 못하는 정보가 수두룩하게 쌓이게 하고, 그 많은 정보를 걸러내기는 점점 더 어렵게 되고 있는 것이다.
정보 수집이나 처리와 관련된 직종에 있는지라 점점 더 방대해지는 쓰레기 정보가 진짜 필요한 정보를 덮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 가지를 검색한다고 해봐도, 그 검색의 내용에 가장 적합한 자료를 찾아내기까지는 수없이 클릭하고 확인하고 클릭하고 확인하는 과정이 들어간다. 실제로 필요한 정보를 정확율과 재현율을 생각하여 rank하거나 sort 해 주지 않기 때문에 그런 증상은 날이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내가 찾는 것은 2012년의 최신 정보인데 10년 전의 정보가 먼저 튀어나오기도 하고 그럴듯한 정보에 클릭했는데 속 빈 강정인 경우도 예전보다 너무나 많아졌다. 이제 IT중독은 일상이 되었고, 모두가 스스로 중독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할만큼 중독된 상태라서 자각증상조차 없다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 공감하고 자성하게 되었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기업의 CEO들이나 관리자급에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디지털 중독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이제는 더 이상 IT에 지배받는 것이 아닌 디지털 단식을 통해 인간의 창의성과 사고의 유연함을 지키면서 IT도 활용하여 업무를 유용하고 원활하게 처리하면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도록 해야 겠다는 생각이 몹시 들었다.
뭔가 두서없이 나열한 것 같은데 디지털 단식이라는 책을 읽으면 그 안에서 보다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IT 중독이 중독인지조차 모르고 있는 지금 세대에 가장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알아야 하는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제 나 부터도 스마트폰의 노예로, 또 컴퓨터의 노예로, SNS의 노예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IT 기기들을 주도하고, 유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의 디지털 자립심을 길러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p.s 표지 디자인이 심플하고 알기 쉬워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