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되겠지 - 호기심과 편애로 만드는 특별한 세상
김중혁 지음 / 마음산책 / 201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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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다른 무엇을 포기하고 있었다.

시간을 포기하고, 돈을 포기하고, 또 다른 어떤 것을 포기한 다음,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결국 인생은 어떤 것을 포기하는가의 문제다. 선택은 겉으로 드러나지만 포기는 잘 보이지 않는다."

 

몹시~ 좋아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작가..

시대적 흐름에 편승한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 우연히 발견한 그의 단편 "악기들의 도서관"을 읽고

눈을 번뜩일 정도로 반해서 열심히 작가이름으로 검색했으나 수확이 없었던....
그러다가 우연히 도서관 구석에서 "펭귄뉴스"를 발견하고 더 반해버린..  

그답지 않게 요즘 책을 자주 내서 1중혁이 무색해진 작가


친구 김연수 작가와 투닥거리는 모습이 몹시 개구진.. 꼭 친해져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뭔가가 있는 그런 작가.
이제 소설이 아니라 그의 일상적인 느낌들을 만날 수 있는 이 책이 그래서 더 끌렸던 건지도 모르겠다.

제목도 완전 맘에 들고 책을 읽어내려 가는 내내 그 안에 담겨진 문장들도 고개를 주억거릴만큼 공감이 가기도 하고

너털웃음으로 씁쑬한 공감을 하기도 하고 키득거리다가 숨이 넘어갈 정도로 웃기도 하는 그런 책이었다.

그리고 더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 이 작가의 글이.. 그의 책이.. 그리고 김중혁이라는 지극히 평범하고 딱딱해보이는 그 이름이 너무 사랑스럽다고...
이 정도면 중증의 작가예찬인가??? ]


책 속에 등장하는 그의 발명들도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너무 공감가게 웃기고 재미나고 나의 상상력을 몹시 자극하는 것들이다.
통쾌하고 씐나는 이 책. 강추하고 싶다... (물론 기본 가치관이 다른 부분은 스킵했지만....)

<written to...>
p.14
어찌보면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경력을 디자인하는 것이고 프로필에 적힐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모두 자신의 페이지를 디자인하고 있다.

p.17
시간은 늘 우리를 쪽팔리게 한다. 우리는 자라지만, 기록은 남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만 기록은 정지하기 때문이다.

자라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쪽팔림도 없을 것이다. 반대로, 쪽팔림이 없다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p.27
우리의 목표가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그저 성실하게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조금만 더 행복해지면 된다.

주름을 만들듯 천천히 내 속도로 걸어가기만 하면 된다.

p.41
한 문장 다음에 올 수 있는 문장의 가능성은 무한대다. 무한대의 가능성 중에 오직 나만이 선택할 수 있다. 오직 한 사람만이 모든 걸 조절할 수 있다.

그 쾌감은 소설의 첫 문장을 쓰기 시작해서 마지막 마침표를 찍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p.44
스무살이란 나이는 너무 싱싱해서 쉽게 상하기 때문에 가끔은 진공 포장하여 외부 대기로부터 격리해 주어야 한다.

p.58
세상에는 답을 알 수 없는 수많은 질문들이 존재하며, 답을 알 수 없으므로 하나의 질문에 무수히 많은 답이 있을 수밖에 없다.

존재하지 않는 답을 찾기 위해 세상을 아주 자세히 관찰하면 어느 순간 자신만의 답이 생겨나게 된다.

p.67
눈물이란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대가로 내가 세상에 지불하는 동전인 셈이다.

p.73
내가 생각하기에 '재능'이란 누군가의 짐짝이 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나에 대한 배려없이 무작정 흐르는 시간을 견디는 법을 배운 다음에 생겨나는 것 같다. 

작은 체념이 들어있는 긍정이야말로 튼튼한 긍정이 아닐까

 

p.99

결국, 남는 건 이름이다. 슬픈 이름으로 남을 수도 있고, 즐거운 이름으로 남을 수도 있다.

어떻게 사느냐가 결국 그걸 결정할 것이다. 나는 농담 같은 이름으로 남고 싶다.

 

p.103

그래도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다른 무엇을 포기하고 있었다.

시간을 포기하고, 돈을 포기하고, 또 다른 어떤 것을 포기한 다음,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결국 인생은 어떤 것을 포기하는가의 문제다. 선택은 겉으로 드러나지만 포기는 잘 보이지 않는다.

 

p.107

나는 새삼 깨달았다. 소리는 아름답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소리와 아름답지 않은 소리가 있는 게 아니다. 모든 소리는 아름답다.

문제는 소리에 있는 게 아니었다. 언제 그 소리를 내는가. 언제 그 소리를 듣는다. 어떤 마음으로 듣는가. 어떤 크기로 듣는가.

그게 문제였다. 결국 인간이 문제였다.

 

p.127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어렸을 때 서로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서로를 이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로를 이해하지 않은 채 그냥 지냈고, 그렇게 시간이 쌓였고, 서로를 이해하는 대신 함께 보낸 시간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p.155

어린시절 나는 산만한 아이였다. 커서도 달라지진 않았다. 여전히 산만하다.

집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면 얼마나 바쁜지 모른다. 글을 쓰다 보면 갑자기 음악이 듣고 싶고, 음악을 듣다 보면 그림 그리고 싶고,

그리다 보면 사진 찍고 싶고, 찍다 보면 책 읽고 싶고, 읽다 보면 다시 글을 쓰고 싶어 진다.

 

p.156 일본동화작가 고미 타로의 책 [어른들은 문제아 중에서..

저는 마음이란 산란해지기 위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산란해지지 않는 마음은 이미 마음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마음 심心 이라는 글자를 좋아하는데,

특히 그 글자의 생긴 모양이 시선을 모읍니다. 권權이나 군軍 같은 글자는 획들이 모두 확실하게 붙어있지만 심心은 각각 떨어져 있습니다.

즉, 처음부터 산만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산란하게 하지 말라는 것은 마음을 갖지 말라는 뜻이며, 깜짝 놀라고, 두근거리고,

용기없이 우물쭈물하는 등의 인간적인 감정을 갖지 말라는 뜻입니다.

 

p.167

세상은 두 가지나 세 가지로 구성돼 있는 것이 아니다. 세상은 대략 5억만 개.. 이상의 요소로 이뤄져 있으며 우리는 아주 작은 인간일 뿐이다.

우리는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은 존재들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실패는 아주 작은 실패일 뿐이다.

스무살 때 그걸 알았더라면 좀 더 많은 실패를 해보았을 것이다. 실패가 행복이란 걸 알았을 것이다.

 

p.239~240

피아노를 치는 것도, 파도를 타는 것도, 다른 어떤 일들도 모두 마찬가지가 아닐까.

우리가 하려고 하는 모든 일들은 재능이 있고 없고가 중요하지 않다. 누구에게 도움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도 중요하지 않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그걸 즐기면서 느꼈을 감정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스스로의 기쁨을 제대로 찾아낼 수 없는 사람이라면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 해도 세상을 구할 수 없다.

 

p.240

우리가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은 그 시절에 발견했던 온전한 기쁨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료한 일이다. 어린 시절에 온전한 기쁨을 충전해두지 않으면 길고 긴 어른으로서의 시간을 버티기가 쉽지 않다.

 

p.241

그런 완벽한 시간이 다시 올까. 해야 할 일은 하나도 없고, 시간은 너무 많이 남아 있고,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몸을 움직이며 다치고 부딪치고 깨지고 다시 도전하고 실패하고, '실패해도 상관없어 다시 도전하면 되니까'

라는 마음으로 다시 부딪칠 수 있는 여유가 마음 가득히 부풀어 오르는, 그런 시간이 다시 올까.

 

p.269

삶이 무엇인지 서로에게 묻지 않아도 모두들 뜨겁게 살고 있듯,

예술이 무엇인지 묻지 않아도 사람들 마음 속엔 각자의 질문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한예종 사태 즈음의 글.

 

p.280

나와 네가 손을 잡으면 우리가 된다. 나와 네가 손을 잡는 이유는 한 줄로 서서 더 먼 곳까지 뻗어나가기 위해서다.

원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나와 네가 손을 잡아 동그란 원을 만들어버리면 다른 사람은 절대 들어올 수 없는 울이 되고 만다.

그 곳에 갇히는 순간 우리는 무서워진다.

 

p.307

아이들에게는 시행착오를 할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더 많이 실패하고, 더 자주 포기하고, 자신의 길이 무엇인지 더 많이 시도할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

이 산이 아닌가봐요. 싶으면 얼른 내려와서 또 다른 산을 찾아갈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정말 좋아하는 게 뭔지, 정말 재미있는 게 뭔지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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