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죽음의 빛깔

퍼펙트 블루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9년 5월

"하지만 현실은 곧잘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

미미 여사의 첫 장편소설 데뷔작이었던 이 책은 이제서야 국내에 소개되었다.
그동안 읽었던 화차, 용은 잠들다, 나는 지갑이다, 모방범 등 미미 여사의 많은 책들을 읽어오면서
그녀가 사회문제와 관련하여 놀랄만큼의 집중력과 조사력을 발휘하여 있을 법한 일들을 작품 안에 훌륭하게 녹여내는 실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첫 장편소설 데뷔작이라는 이 작품을 보면 그런 미미 여사의 작품들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하스미 가요코는 부녀가 함께 하는 사립탐정으로 가출한 모로오카 신야를 찾아달라는 부모의 부탁을 받고 신야를 찾으러 간다. 모로오카 가쓰히코라는 청소년 야구스타를 둔 모로오카 부부는 곧 다가올 시즌에 앞서 신야가 가출해 있다는 것이 가쓰히코의 이미지에 어떤 타격이나 흠집을 주지는 않을까 내심 걱정해서 신야를 불러오도록 했던 것. 이런 일이 그전에도 몇 번씩이나 있어왔고 신야는 또다시 가출을 하고..그리고 그 날, 신야는 가요코와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고 하며 그곳으로 차를 몰고 간다. 그 폐공장에서 신야는 불타고 있는 가쓰히코를 발견한다. 천재 야구소년의 죽음은 큰 이슈가 되고 그럭저럭 잘 무마되는가 싶었다..

한편에서는 회사의 차기 핵심세력 자리를 다투고 싸움이 한창이다. 본의 아니게 전무 편에 들게 된 기하라는 넘버 에이트라는 약의 부작용에 대해 듣게 되는데..제약회사를 둘러싼 음모와 천재 야구소년의 죽음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나도 여러모로 추리해봤는데 내 추리를 비웃기라도 하듯..전혀 다른 방향에서 결론이 나긴 했지만..그 사이를 찾아가는 반전과 이야기들이 좋았다.

또 하나 특별한 것은 이 이야기가 하스미 가의 개 마사의 시점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마사는 전직 경찰견으로서 지금은 늙었지만 사립탐정인 하스미 가에서 있고..마사의 시야에서 이 사건들이 일어나고 마사가 화자가 된다.
개가 이끌어가는 추리소설이라니..
정말 기발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미미 여사의 첫 장편소설..

코발트 빛처럼 파란 그 퍼펙트 블루..
유산동 용액처럼 아름다운 파란색이 빛나는 퍼펙트 블루..
그 빛에 눈이 먼 사람들의 안타까운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