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용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그냥 아무런 개념없이 읽더라도 우주시대판 노아의 방주 임이 너무나도 뻔해보이는 책이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그런 우주선의 건조에 이르게 되는 과정이나 탑승자의 결정, 세상의 반응 등을 꽤나 흥미진진하게 써놓은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특허청(?) 같은 곳에서 수많은 발명 아이디어를 체크하여 가/부를 결정짓던(물론 예산부족으로 언제나 기다리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었지만) 이브는 어느 날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을만큼 커다란 경험을 하게 된다. 바로 실수로 교통사고를 내게 된 것. 이 때 이브의 차에 치여 하반신 마비라는 극한 상황을 맞게 된 사람이 항해전문가 엘리자베트 였다.
엘리자베트는 극도의 증오로 이브를 대하고 이브는 엘리자베트에게 어떻게든 사죄를 하고 싶어하지만 그가 근처에 오는 것조차도 끔찍하게 싫어하고 자기 연민과 좌절에 빠진 엘리자베트에게 희망은 없어보인다.
 
대형 교통사고의 영향으로 이브는 몇 달 동안 휴직을 하게 되고 휴직 한 후 집에서 지내는 동안 아버지의 오랜 유산인 아이디어 하나를 발견한다. 수많은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체크하는 직업을 가졌으면서도 정작 아버지의 평생의 아이디어를 은근히 깔보고 무시해서 신경조차 쓰지 않았던 그에게. 집에서 지내는 동안 발견한 아버지의 아이디어는 그럴 듯한 것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상관들을 찾아가 이 계획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지만 본인이 늘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예산부족을 이유로 거절당한다. 이 때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판정을 받은(췌장암? 폐암이던가? 암튼 암..ㅋ) 억만장자 맥 나마라가 우연히 이 프로젝트를 듣게 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들은 피폐하고 황폐해진 지구를 뒤로 하고 떠나는 우주선 파피용을 건조하기로 한다.
 
처음에는 비밀리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시간이 지나면서 애초 계획에서 점점 더 방대해져만 가고 인간이 살 수 있는 별을 찾아 2만 광년을 여행해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14,400명의 탑승자와 각 생물군의 수정란을 싣게 되는데 이 사실을 알게 된 정부 및 시민들은 이기주의자들의 발로라며 이들을 규탄한다. 과연 무사히 지구를 떠날 수 있을까?
 
사실 꽤나 흥미로운 내용이었던데다가 우주판 노아의 방주로 짐작되는 이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향보다는 어떻게 결론이 날지가 읽는 내내 나의 독서욕을 자극했던 부분이었는데, 글쎄 너무 허무하고 어이없는 결론이랄까..-_- 대체 이렇게 결론을 낼꺼였으면 앞부분에 350 페이지가 넘게 정성들여 이끌어 온 이야기가 과연 무슨 소용이 있었는지 묻고 싶어졌다.
내내  열심히 쓰다가 마무리에 결론을 내기가 귀찮아졌던 걸까..
황당무계하고 억지라고 밖에 할 수 없는 발음의 문제?-_- 라는 황당한 설정으로 결론을 마무리한 것은.. 무척 실망이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전작 중에서 개미, 나무, 천사들의 제국 정도를 흥미롭게 읽었었는데 사실 그의 기발한 상상력이라던가 이야기를 재치있게 풀어가는 면이 좋았는데 날이 갈수록 뒤에 나오는 작품들이 왠지 성의가 없어지는 것 같아서 좀 실망하고 있는터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 이라던가 하는 작품도 사실-_- 허무주의의 극을 달리고 있는데다가..파피용..이라는 제목에 표지에 두께에.. 사실 기대를 많이 했는데 잘 가다가 결말이 참-_-;;;; 할 말없게 만드는;;
뭐.. 어느 SF에서 본 듯한 우주선 내 인류 생태환경 조성이라던지 이런 건 너무나도 많이 씌여졌던 부분이기 때문에 별로 특별할 것도 없고 그래서 베르나르 베르베르 라는 이름에 기대했던 것들을 한 번에 와르르 무너뜨려 주었달까;-_-;;;;;
읽은 게 후회되진 않는데.. 담 작품에선 좀 더 성의있는 그를 만나보고 싶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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