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니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해보니 꽤 오랜동안 온다 리쿠의 이름을 검색해 보지 않았던 것 같다...
순전히 정신이 없어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을 신경 쓸 여력이 없기도 했지만..
황혼녘 백합의 뼈나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를 통해 약간의 씁쓸한 실망을 맛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랫만에 온다 리쿠를 찾아보니.. 한국에 다섯 권이나 되는 신간이 새로 나왔다.
일단 구입! 다시 실망이 없기를 바라며..
 
유지니아는 한 사건에 관한 이야기이다. 등장인물과의 인터뷰 형식을 통해 씌여진 이 글은.. 그 사건에 관계되었던 사람들에 대한 인터뷰이자 오마주 이기도 하다. 맨 처음 인터뷰어인 마키코가 쓴 <잊혀진 축제> 역시 사건의 기록과 더불어- 미스터리의 한 축을 담당한다. 인터뷰 형식의 글은 사실 무라카미 류의 아웃사이더에서 굉장히 명확히 다가왔었고 그런 경향성은 막부시절의 한 사무라이에 관해 주변인들의 인터뷰 형식으로 써내려갔던 책 (제목이 기억안난다-_-;;)에서도 이미접해서 생소하진 않았다.
 
아오사와 가는 마을에서 오래도록 존경받던 덕망높은 집안이었다. 그런 아오사와 집안 할머니의 이순 잔칫날, 많은 마을 사람들과 아이들이 잔치에 참여하고 그 날은 온 마을의 축제날처럼 여겨졌다. 그런데 배달된 음료에 의해 모두 일순간 독살당한다. 잔치에 갔었던 남자아이가 형과 동생을 부르러 갔다가 뒤늦게 잔치에 돌아오면서 이 일을 목격. 경찰에 신고하게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독살되어 죽은 시체가 널린 마당.. 그리고 대청 위에는 긴 의자에 아오사와 히사코라고 하는 이 집의 무남독녀 외동딸. 혼자만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맹인이었기 때문에 이 대참사를 피할 수 있었던 것..

지금도 종종 마을에 회자되곤 하는 이 엄청난 사건은 그 잔치에 참석했던 사람들 모두가 사망한 날이기도 했다. 이제 이 사건현장에 있었던 혹은 관련되어 있는 여러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몇 십년전 그 잊혀진 축제의 진상이 밝혀지는가...

한 마디로 감상을 말하면 솔직히.. 음.. 확실히 사람을 혼란케 하는 부분이 있지만.. 범작이라고 하기엔 폄훼 같고.. 걸작이라고 하기엔 뭔가 조금 미진한 구석이 있으며 독자마다.. 받아들이는 부분마다 매우 느낌이 달라질 것 같아서 섣불리 이렇다 저렇다 평할 수가 없다.
그냥 내 느낌은... 이 찌는 듯한 무더위에 딱 적합한.. 그래서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터뷰어들의 설명이 더 이해가 됐다는 것.. 하지만 명확한 결론없이 그냥..이럴 것이다. 추측 내지는 정황을 보여주는 것에만 끝나서 명확한 것을 원하는 독자라면 싫어할 수도 있겠다는 점.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엔 조금....; 장르를 어떻게 결정지어야 할지도 애매하고..

물론 애매모호함 속에서 오는 혼란이라는 것이 온다 리쿠 책의 묘미이기도 하지만..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지루하거나 그런건 아니었다 적어도 내게는 별로 멈춤 없이 한 번에 쭉 읽혀졌으니까.. 

그리고 그런 책이 흔한 것은 아니다. 결코!!!  

유지니아는..어떻게 보면 온다 리쿠의 처녀작인 사요코의 느낌도 조금 있으면서 삼월의 느낌도 조금 있어서....장르자체도 혼연된 느낌이다. 

평은 독자 각자에게 맡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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