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인간
염유창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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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마이너스 인간』은 읽는 내내 묵직한 불편함을 안겨준 작품이었습니다.
단순한 재난 생존극이 아닌, 공동체 내부에서 벌어지는 선택과 배제, 그리고 그 기억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윤리에 대해 질문을 던져주더군요.


단순한 재난 생존극이 아니라, 누군가를 배제하고 나머지가 살아남아야 했던 그날의 기억과 죄책감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전경석의 죽음은 처음엔 ‘타인을 위한 자발적 희생’처럼 포장되지만, 인터뷰를 통해 드러나는 사실은 그보다 훨씬 무겁고 잔인합니다. 사람들은 영웅을 만들었지만, 실상은 누군가를 밀어낸 합의의 결과였다는 것이지요.
그 기억을 포장하고 미화하는 방식이 오히려 더 끔찍하게 느껴졌습니다.
아홉 명이 갇히고, 여덟 명만 탈출할 수 있다면 누군가는 남아야 합니다. 모두가 전경석의 죽음을 자발적 희생으로 미화하지만, 생존자들의 말 속에는 진실을 피하려는 흔적이 숨어 있습니다.

누구 하나 뚜렷하게 거짓말을 하진 않지만, 말과 말 사이의 공백에서 느껴지는 회피와 자기 합리화가 오히려 더 소름 끼치던거 있죠.
사건을 추적하는 기시윤의 시선은 독자에게 직접 선택을 강요하진 않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쯤이면 자연스럽게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과연 어떤 판단을 했을까?’ 단순한 추리보다 더 오래 남는 건, 그 질문이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 모두의 민낯을 비추는 차가운 거울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죽어 마땅한 죄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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