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을 말한다 - 국민은 왜 국정원 수술 동의서에 서명하는가
신경민 지음 / 비타베아타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사게된 동기는 약간의 변죽과 짜증때문이었다. 소개글 밑에 마이리뷰가 하나 등록되어 있었는데, 아무리봐도 책을 읽은 사람의 리뷰가 아니었다. 소개글을 적당히 짜깁기하고 교묘하게 민주당과 저자를 비난한 글. 이른바 댓글알바의 글이었다.

 

'진짜 치사하다.' 하지만 흙탕물 싸움은 원하지 않으니 책을 구입하고 리뷰를 남긴다. 이 리뷰가 이 책을 구입하고 평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사건사실 확인 보고서' 혹은 '박근혜 정부의 사건 해설록'이라 정의할 수 있겠다. 박근혜 정부 취임이후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 NLL 문제, 통진당 사건 등의 시발점은 어디인가. 그 원점이라 할 수 있는 국정원의 여론조작과 부정선거에 초점을 맞추어 저자는 지난 1년간의 과정을 냉철하게 서술하고 있다.

 

글은 차가우리만큼 중립적이다.

 

'여성을 만나 신분을 밝히고는 김씨에게 '국정원 직원이 맞느냐?'며 신원확인을 요구했다. 그러자 김씨는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선관위 직원과 경찰이 '오피스텔 안에 들어가 봐도 되겠느냐'고 묻자 김씨는 승낙했다.' (p25)

 

내가 선동가라면 글의 마지막에 '그러나 김씨는 국정원 소속이며 그의 말은 모두 거짓이었다'라고 한 줄 더 첨언했을 것이다. 좀 더 세련되게 비난하자면, 당시 이를 대서특필했던 국외 언론들의 기사를 인용하여 독자들을 더 끌어들였을지도 모르고. 

 

그런데 저자는 우직하다. 손쉬운 방법이 있음에도 저자는 추측성 기사와 내용은 모두 배제하였다. 철저하게 자신이 겪은 부분만을 정리하여 시간순서대로 나열한 것이다.  

 

우직하기 때문에 이 책은 신뢰성을 가진다. 이 책에 쓰인 내용 중 허황되거나 거짓된 내용은 단 한 줄도 없다. 그것이 이책이 가치있는 절반의 이유이다.

 

또 다른 절반은 이 책에 적힌 다양한 사료와 해석들이다. 인용된 자료들이 모두 1차 사료이기 때문에, 당시 언론사들이 실시간으로 내뱉었던 추측성 기사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또 감금에 대한 법리 해석을 비롯하여 논란이 되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법률학자의 자문을 통해 그에 대한 해석을 적어놓았다. 앞서 해설록이라 말한 이유는 바로 이러한 연유에서 이다. 

 

목적을 파악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준비단계가 필요하다. 이를 원인과 배경, 그리고 현상이라고 한다. 더 나은 한걸음을 위해 현재의 상태를 파악하는 일.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는 일. 그리고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배경까지 읽을 수 있다면 더 큰 한 걸음을 걸을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을 통해 좀 더 넒은 시야를 가져보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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