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에게
김소월
한때는 많은 날을 당신 생각에
밤까지 새운 일도 없지 않지만
아직도 때마다는 당신 생각에
축업은 베갯가의 꿈은 있지만
낯모를 딴 세상의 네길거리에
애달피 날 저무는 갓 스물이요
캄캄한 어둡은 밤 들에 헤매도
당신은 잊어버린 설움이외다
당신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비오는 모래밭에 오는 눈물의
못잊어
못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한긋 이렇지요,
`그립어 살뜰히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지나요?'
엄마야 누나야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는 금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봄 가을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립을줄도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줄을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줄은
진달래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