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비밀
I.F.스톤 / 자작아카데미 / 1996년 3월
평점 :
품절


역자도 서문에서 말하고 있듯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하면서 독배를 마신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가 그런 말을 했다는 기록이 어디에도 없다. 이건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한국식 소크라테스 해석일 뿐이다. 위대한 철학자로 추앙되는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 외치며독배를 들었으니, 지금 우리의 현행법이 '독배'를 준다 해도 받아들여라는...는 얘기다. 지금은 교과서에서 없어진 것으로 아는데, 예전에는 교과서에 그렇게 씌여 있었다. 그래서 역자와 마찬가지로, 나도 이런 사실은 대학에서 관련 수업을 듣고 논문을 읽고서야 알았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알고 있는 마당에,

민주주의가 꽃피우고 다양한 사상이 논의되던 아테네에서
왜 소크라테스는 죽어야 했을까?

소크라테스의 죽음에 대해 이런 의문을 품고 추적한 기록인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저자는 언론인이다. 과거 매카시즘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지조있는 언론인의 자세를 지키며 월남전을 서슴없이 비판하기도 했다(6쪽). 그는 서구인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는 소크라테스의 재판을 취재하기로 한다. 그는 스스로 원자료(그리스어, 라틴어)들까지 뒤져본다.

저자는 철저히 당시의 상황을 조사할 필요를 느낀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에 대한 저자의 해석도 상당히 정치적 맥락에 집중되어 있다.

철학과 관련된 글들은 딱딱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언론인 답게 저자의 글은 일반인들이 읽기에도 지루하지 않다. 여러분도 당시의 사상적 정치적 상황과 그에 근거해 소크라테스의 재판을 추적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따라가게 될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재판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신 분들과, 당대의 재판과 지금의 우리 상황에 대해 고민해볼 마음이 있으신 분들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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