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11월_
현림 언니도 서른이란 화두에 동참하셨다. 왜 이제와 십년전 서른을 찾아보는 것일까.
갈피 못 잡는 여자여 부디 정신차려라 서른은 온다 막무가내로 온다
서른이 되기 전 그녀는 그렇게 되뇌었었다. 그녀 또한 되뇌이며 속절없이 맞이했으리라
그녀는 이 책에서 보다 세련되고 정제된 모습을 보여준다. 딸을 키우며 어른이 된 탓일까
예술하는 여인들의 고질적인 우울증과는 이제 완전한 이별을 고했을까. 그래도 그녀의 필체는 내게 말을 걸어왔다
'나 신현림이야'
춘장대,변산반도_ 발 좁은 내가 가본 곳이 책 머리에 나오니 마음이 동화된다. 그리고 반복되어 신출귀몰하는 단어들
프로포즈, 사랑, 열정, 고통, 인생 그녀의 현재를 알리는 도로표지처럼 가는 내내 나의 시선을 잡는다

신현림하면 떠오르는 것이 시와 사진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구두를 던질 수 있는 자. 얼마나 행복할까. 생의 책임감 때문에 불타는 구두를 신고 오늘도 직장상사와 거래처 비위를 맞추는 샐러리맨들이 바삐 움직인다. 손가락이든 발가락이든
얼마전 방한한 외국 사진작가가 그랬다_ 사진작가에게 필요한 건 편한 운동화라고
이십대도 삼십대도 사십대도 오십대도.. 정말 부지런히 살아야 한다
좋은 꼴, 나쁜 꼴 두루두루 살피며 느끼고 절망하고 환희하며_ 그러다 시인의 어느 글귀에 동감하고 위로받고.. 또 그렇게 살아간다

유난히 눈길을 끌었던 99년과 2004년 나온 책들_ 희망의 누드는 절판이다
오밀조밀, 어느 여자의 일기장을 들춰보는 느낌이었다
신현림의 취향들_이랄까
먹고 사는데 문화는 에피타이저다. 삶이 충족되었을때는 달콤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일때에는 차라리 모르는 것이 평안을 가져다준다. 거추장스럽기 때문이다.
이십대를 입시,골방,우울증과 씨름했던 그녀와 사회의 쓴맛단맛 다 알아내버린 공지영[내 짧은 지식으론 그렇다]
그녀들의 문체와 내재된 그들만의 시선이 오버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래도 현대문학을 이끌어가는 대표작가이며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