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행성 1~2 - 전2권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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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는 가까운 미래.
쥐로부터 점령당한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탈출하려는 배의 선장은 특이하게도 고양이 '바스테트'이다.
인간 집사로부터 받은 제3의 눈을 통해 인간과 소통하고
방대한 지식 창고인 esrae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통해 인간 세상을 들여다본다.
프랑스만 탈출하면 될 줄 알았던 그들은 미국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알고 쥐들로부터의 습격을 받아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되지만 빌딩의 고층에 무리지어 살고 있는 미국인들에 의해 구조되어 다시 한번 삶을 살아가게 된다.
어려운 상황 속에 희망도 봤다가 절망도 봤다가
모든 전시상황이 그렇듯 이기와 이타 속에서 고뇌도 했다가 불안정한 그 속에서 그들은 결국 어떤 결말을 맺게 될 것인가....

세계적으로 인기 작가임에도 말만 들었지 베르베르 작가의 책은 '행성'이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이런 상상력과 문체가 낯설어 쉽게 적응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과 상상을 교묘하게 엮어 놓은 탓에 마치 진짜처럼 이 상황 속에 빠져드는 건 시간문제.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수도 있겠다.',
'진짜 이렇게 되면 어쩌지..'라는 나의 흥미와 불안을 담은 또 다른 상상 속에 빠져서 드디어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일본 만화 '세븐 씨즈'는 지구가 멸망 후 깨어난 냉동 인간들이 다시 새 지구를 개척해나가면서 필요한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그것들로 하여금 우리에게 경각심을 주는 인간 중심의 이야기인 반면 '행성'은 인간뿐 아니라 동물, 인종, 종교, 등등 다방면의 관점에서 (특히 고양이) 보여준다.

특히나 esrae를 통해 그간 우리가 경험해왔던 것들이 역사가 되고 위대한 지식이 되어 우리를 돕고 있다는 것.
그것만큼은 현실과 상상 사이에 존재하면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임을 한 번 더 깨닫는다.

'행성'에서 마주한 세상.
리셋 하고 싶을 만큼 끔찍한 현실이지만 그 끔찍함을 통해 지금 이 현실에게 경각심을 주는 게 아닐까.

제3의 눈을 달고
esrae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인간과 소통하고 인간과 점점 가까워지려는 바스테트.
자신만의 글로 예언가가 되려는 고양이는 또 어떻게 될지
남은 여정이 몹시 기대된다.

아직 넘기지 못한 페이지가 많이 남아있다.
하지만 서평 때문에 빨리 후다닥 읽어내고 싶지 않다.
천천히 그들의 여정을 지켜보며 결말을 기대해 보고 싶다.




🔖p.71
'문자를 추가해야 해.' 집사가 잠시 고심하다 내뱉는다. '읽기와 쓰기 그리고 책의 문화를 만들어야지. 그것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견고한 지식이니까. 글을 써야 해. 그래야 네 생각을 책에다 고정할 수 있어. 책 이라는 대상을 정복하지 않으면 시간과 공간을 정복할 수 없어. 우리의 생각은 책을 매개로 경계를 뛰어넘어 무한히 확산될 수 있어. 우리의 생각에 불멸성을 부여해 줄 수 있는 건 오로지 책 뿐이야.'

🔖p124
문득 인간이란 존재의 문제가 뭔지 알 것 같다.
그들은 자신들의 상상력을 행복보다 불행을 위해 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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