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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황홀 - 보이는 것의 매혹, 그 탄생과 변주
마쓰다 유키마사 지음, 송태욱 옮김 / 바다출판사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시각문화에 관심이 많다. 정확히 말하자면, 시각 체계의 형성에 대한 기원과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다. 이 책이 그런 궁금증에 대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크게 했다. 물론 감각적인 책 표지도 한 몫했고, 책을 구입하기 전에 반드시 목차를 읽어보는 편인데, 목차를 봤을때는 꽤 흥미가 동했다. 그래서 만만찮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구입을 결정했다.
다 읽고 난 지금은. 역자의 의욕이 과했던 것인지, 아니면 나 자신의 기대가 과했던 것인지 좀 헷갈리긴 하지만, 여하튼 기대치에는 많이 못 미치는 책이라고 결론 짓기로 했다.
책 자체는 마치 잡학사전처럼 다양한 주제들을 포함하고 있다. 문제는 그러한 주제들을 다루는데 있어서 어떤 연관성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목차만으로 판단해 본다면 상당한 연관성들이 있는 주제들 인데도 불구하고, 저자는 그저 이런 것들이 있었다 정도로 그치고 있다. 생각나는 대로 메모 해 둔 것을 그냥 책으로 옮긴 느낌이랄까. 시각 역사와 문화의 성립과 발전에대한 인문학적이고 통사적인 접근을 기대했는데, 한 마디로 굉장히 매력적인 주제들임에도 불구하고 심도가 낮다는 것이다. 다 읽었던 그 날 수첩 한 켠에 이 책에 대해 한 마디 소회를 적었다. '블로그에 쓴 글을 책으로 편집한 것 같다.' 라고.
조금 시간이 지나 다시 냉정하게 생각을 해 보아도, 그 결론은 변함이 없다.
다만, 독특한 책, 정성스럽게 만든 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소장해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편집된 서체도 보기 좋고, 읽기에도 좋다. 책 날개의 이미지는 양 방향으로 보기에 따라 다른 이미지를 보여준다. 깔끔하고 산뜻한 노란색의 표지도 좋다. 이렇게 멋진 책의 내용도 좋았다면 그야말로 화룡점정 이었을 텐데, 그게 정말 아쉽니다.
결론 : 표지 빨에 혹하지 말자. 두 번 세 번 확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