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火田”이란 제목이 마음에 든다. 어릴적 교과서의 火田民이란 단어에서나 볼 수 있었던 火田! 옛 기억을 더듬게 된다. 四季 속, 산골 화전을 일구는 삶을 통해 찌든 大處의 삶에서 늘 고민하게 되는 선택의 순간, 자연에의 동경, 우리의 지향이 70편의 시 모두에 그려져 있다. 왼손을 사용하는 사람과 오른손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 왼손은 가는 길을 오는 길이라 표현하고 오른손은 붙잡았다를 보냈더라 한다. 화전에 씨뿌리는 시작도 어긋난다 수확하는 기본도 서로 다르다 산골집의 문 빗장 조차 여닫기 방향이 다르다 화전에 묻어놓은 꿈과 도시의 빛 바랜 몰골이 나를 쳐다본다 다가갈 곳은 목말라 있다 한쪽 문은 묶인 채 다른 한 짝 문만 여닫는다 빗장을 풀어야 하는 내가 사용할 여닫이는 어느 쪽 손일까 꾸밈없이 자연스러운 산골의 빗장은 산골집의 문 빗장 -화전 23 (전문)서로 다른 생각과 가치가 어떻게 조화롭게 어울어질까? 꾸밈없이 자연스러운 산골의 빗장은 어느 쪽일까? 이미 ‘쪽’이란 것 자체가 가운데가 아님은 결국 양쪽을 다 열어 젖혀야 하지 않는가! 함께 살아 가야할 다양한 가치와 사고를 수용할 수 있는 넓은 火田을 일궈내기 위해서 우리는 살아가는 것이다. 겨울 끝자락 火田의 봄은 늘 희망적이다. 삶의 자락마다 생명이 묻어 나온다. 외로운 火田에 혼자 남기도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어두운 밤 숲길을 빠져나와 봄을 맞이한다. 장터에서 사람을 만나고 어두운 숲길을 혼자 걷고, ‘어느 쪽’이란 고민에 휩싸이고... 그리고 결국 삶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삶, 그것은 각자의 마음속에 일궈놓은 지겹기도 때론 즐겁기도 슬프기도 한 삶의 터전 ‘火田’일 것이다. 결국 우리 각자는 이 도시의 한 복판에 혼자서 각자의 火田을 일구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결국 자연으로 돌려줘야 할 것을!! 그 순환의 고리를 벗어나지 못할 것을!! 그리도 발버둥치고 있다. 언젠가는 그 품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돌아가 영원히 그 품에 안겨 잠들어야 하는데.. 火田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