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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가끔은 내가 지금 무얼하고 있는지 자문해본다. 그리고 모르겠다고 답한다. 가끔은 내가 지금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자문해 본다. 그리곤 모르겠다고 답한다. 그냥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하고...하루를 직장에서 보내고....저녁이면 꾸역꾸역 집으로 돌아가고...그리고 TV좀 보고....책좀 읽고....인터넷 좀 하고....그리고 잔다. 재미....재미....잊혀진 단어가 아닌가...
이책의 주인공 역시 그랬다. 삼미슈퍼스타즈와 함께 한 절망의 청소년 시절이 지나곤 그도 재미없는 인생을 살아간다. 그냥 남들이 하는데로 좋은 대학에 가고...졸업하고...좋은 회사에 들어가고....그리고 짤리고...그리고 그리고 어두울 것 같은 실직 생활에서 다시 삼미슈퍼스타즈를 살려내고, 꿈을 되찾고, 시간을 되찾고...재미를 되찾는다.
삼미슈퍼스타즈...나 이팀의 팬이었다. 슈퍼맨이 방망이를 들고 있는 로고(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촌스러운)는 정말 너무 독특했다. 지금 같으면 저작권 문제라도 생길 것 같은 슈퍼맨의 모습이 팀 로고였다. 아마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없었을 3류 시대에, 3류 모양의 촌스러운 팀로고처럼...나의 삼미슈퍼스타즈는 3류 야구를 하였다. 그리고 아이들은 삼미를 비웃었다.
어느날 동네에서 야구놀이를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정하고...그 팀으로 인원을 묶어 게임을 했는데...한 형이 나에게 물어왔다. 넌 어느 팀 할래. 나아는....삼.......서...엉 난 초일류 삼성을 택했다. 그리고 난 삼미를 잊고 초일류, 내 분야의 프로가 되려 아둥바둥 살아왔다. 아니 살아가고 있다. 지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