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설헌 -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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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설헌 許蘭雪軒, 1563~1589

스물일곱, 짧고 불행한 삶을 살다간 여인. 자신의 고통과 슬픔을 시로 달래며 섬세한 필치로 삶을 노래한 시인.
호는 난설헌蘭雪軒. 자는 경번景樊. 이름은 초희楚姬.
명종 18년 강릉에서 태어나 자유로운 가풍 속에서 당대의 시인으로 손꼽힌 손곡 이달에게 시를 배웠고, 여덟 살때 지은 ‘백옥루 상량문’으로 천재적인 시재를 발휘했다.

제 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15만 부 돌파 기념 리커버 에디션

조선 최고의 시인 허난설헌.
처음 표지를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요즘 애들이 흔히 말하는 아이돌급 외모다. 도대체 난설헌은 어떤 사람이였을까?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우리가 알고 있는 난설헌은 학창시절 배웠던 단편적인 지식이 다일것이다. 홍길동젼을 지은 허균의 누이. 조선의 여류 시인.
그러다 접한 이 책은 나를 충격과 아픔으로 이끌었다.
여자의 입장에서 이렇게 기구한 팔자가 있을까싶을만큼 난설헌의 인생은 눈물로 이루어졌다.
다른 무엇보다 자식을 잃고 모진 시집살이를 하는 중에도 남편은 여전히 부재다.
도대체 그 남편이라는 작자는 뭐하는 사람인가?
소설속의 인물이지만 답답함에 꾸짖고 싶어진다.
난설헌을 향한 시기와 질투를 부리는 시모는 또 뭔가?
그 시절 시 교육을 시켰던 가정에서 자란 초희에게 시집은 더 힘들고 견디기 어려운 굴레였을 듯 싶다.
결혼 이전의 초희와 결혼 이후의 난설헌의 삶, 이 극명한 대비는 이 작품에서 단연 이채로운 부분이다. 딸도 귀한 존재로 존중해주었던 집안에서 자라나 자신의 천재성을 마음껏 발휘하던 초희의 삶은 결혼이라는 제도로 들어선 순간 곤두박질친다. 시대를 넘어서는 재능이 삶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덫이 되고야 만 것이다. 얄궂게도, 난설헌을 짓누르는 현실이 무게를 더해갈수록 그미의 시는 더욱 깊어지고 처연해진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저릿하게 만드는 위대한 작품이 자신을 불사르는 고통 속에서 나왔다는 것을 작가는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이 소설이 그저 역사적 인물의 삶을 복원한 데서 머물지 않음을 입증해 보인다.
중국과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가 있었다는데 깨지 못한 막을 쓰고 있던 우리나라의 양반들에겐 그 시가 제대로 닿지 못했을거다.
아쉬움이 가득해 답답한 마음이다.
더해서 슬픔이 된다.

나에게는 세 가지 한이 있다.
여자로 태어난 것, 조선에서 태어난 것,
그리고 남편의 아내가 된 것…….”

제발 다시 태어나길 빌었다.
그래서 마음껏 시를 쓰고, 가족을 사랑하고, 자신이 선택한 사람과 평생을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더이상 조선의 천재가 울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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