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35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3월

짧은 책이지만 깊이가 깊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시학도 많이 듣고 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제대로 아는건 또다른 이야기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시학에서 중요한 요소인 비극에 대해 다시 한번 인지하며 현대문학에서의 의미와 대조하는 재미도 이 책을 보는 포인트입니다.
플롯, 스토리텔링, 모방, 비극, 에피소드, 카타르시스 개념의 탄생을 알아가며 마음에 각인되는 완벽한 이야기 구성의 기술을 이 책으로 완벽하게 익힐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당시 그리스인의 삶에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던 ‘비극’을 집중적으로 탐구하여 시의 본질과 원리를 제시한 책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시’는 비극, 희극, 서사시, 서정시 등을 모두 포함하는 넓은 개념입니다.
당시 그리스인의 삶에 깊이 뿌리내린 비극과 서사시가 단순한 유흥거리가 아니라, 자신의 철학 체계인 윤리학및 정치학과 닿아 있음을 발견한 그는 이 비극 요소가 삶에서 철학의 목표를 이루어나가는 인간의 행위라고 봤습니다.
<시학>은 원래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1권에서는 비극과 서사시를, 2권에서는 희극을 다루었지만 지금은 1권만 전해집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기원전 384년 그리스 마케도니아 지방에 스타게이로스에서 태어났습니다. 왕의 주치의였던 아버지는 어릴 때 죽고, 17세 때 어머니마저 여의자 후견인이 스승 플라톤 있던 아테네의 아카데메이야로 그를 보냈고 그는 거기서 20년간 머물렀습니다.
마케도니아의 왕 필리포스 2세의 초청으로 훗날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된 왕세자의 가정교사로 지내기도했으나 다시 아테네로 돌아와 자신의 독자적인 교육기관 리케이온을 세웠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 플라톤과 함께 서양철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위인입니다.

<시학>은 당시 많은 시인이 본능에 따라 쓰고 대중이 재미로 즐기던 비극과 서사시를 하나의 철학이자 학문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흥행하고 살아남는 이야기 및 서사에 담긴
“비극 -> 정화 -> 즐거움” 코드는 지금도 여전히 인기있는 구성 방식이며, 감정의 정화를 통한 인격 성숙과 미덕 향상은 문학의 영원한 주제이기도 합니다.

예술은 모두 리듬과 언어와 선율이라는 수단을 개별적으로 사용하거나 서로 조합해 모방 하는 것입니다.
악기를 위해 만든 곡은 선율과 리듬만 사용하지만, 무용에서는 선율 없이 리듬만 사용해서 모방 하는 것입니다.
오직 언어만 사용해서 모방하는 예술도 있는데 거기에서는 산문이나 운문을 사용합니다.
희극은 우리보다 못한 사람을 모방하려고 하고, 비극은 우리보다 나은 사람을 모방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모방은 물론 선율과 리듬도 인간의 본성입니다.
인간에게는 어릴 때부터 이미 모방 본능이 있다고 합니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는 부분도 처음에는 모방을 통해서 배우고, 모방하는데 가장 뛰어나며, 모방된 것에서 기쁨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모방은 물론이고 선율과 리듬도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강력하게 끌리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즉흥적으로 모방했다가, 그것이 점점 발전해서 시가 출현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희극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비극에 비에 희극의 유래나 변화과정이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비극은 양념을 친 온갖 언어를 곳곳에 배치해, 낭송이 아니라 배우의 연기를 통해, 훌륭하고 위대한 하나의 완결된 사건을 모방하여 연민과 공포를 느끼게 함으로써 그 감정의 정화를 이루어내는 방식을 말합니다.
비극의 6요소
플룻
성격
대사
사상
시각적 요소
노래
<시학>은 아리스토텔레스가 기원전 335년경에 쓴 작사론입니다. 즉,
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다룬 글입니다.
그렇지만 단지 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다룬 실용적인 기술서가 아니라 시에 대한 철학적이고 학문적인 통찰을 담은 본격적인 시론이자 시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학>은 인간이 살아가며 본능적으로 행하던 것 속에서 진리와 선의 실체를 발견하고, 철학이 추구하는 목표인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 진가를 찾을 수 있습니다.
​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