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의 기술 1 로버트 그린의 권력술 시리즈 3
로버트 그린 지음, 강미경 옮김 / 이마고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두꺼운 책이지만 시간가는 줄 모르게 한다. 아마, '사례'의 풍성함과 그 야사적 흥미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리라. '남을 조종하여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기술'이라는 것은 분명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최대의 유혹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골라든 이들도, 이 책을 써낸 사람도, 이 책에 등장하는 '성공 및 모범사례'들도 모두 그러한 유혹에 넘어갔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유혹'에 넘어가 동서고금의 유혹자들 사이를 여행하면서 점점 더 강렬해진 느낌은 그들이 얼마나 불행했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희생자들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어냈지만 그것이 그들에게 행복이었는가 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역대 고수 유혹자들의 명단은 가장 외롭고 불행한 이들의 명단과 엇비슷해 보인다. 에바 페론이 영부인이 되고 행복했을까, 마릴린 먼로가 얼마나 덜 불행했어야 자살을 면할 수 있었을까. 마릴린 먼로는 오히려 그녀에게 유혹당한 이들의 희생자는 아니었을까 하는 감상적인 생각마저 든다.

물론 이 책의 효용 가치는 즐거운 읽을거리이자 대인관계 능력 계발에 관한 약간의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는데 있다. 그리고 독자 중 한 사람에게는 '유혹 아닌 사랑을'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해주었다는 의의도 있다고 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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