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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의 이름 때문에 숙제하듯 펴든 소설이다. 명불허전-동구 문학의 치열함. 철학 아닌 사색의 깊이. 스쳐가는 사실들에 대한 통찰력이 탁월하다.
같은 사건을 사건의 연루된 다른 인물의 시각으로 반복 서술하는 기법은 (이 작가의 창안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간결하고 탄력있게-매우 경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사건과 심리를 바라보는 '낯선 시선'은 매일 부딪히는 일상을 충격적인 의미로 가득 채운다. 마치 티저 광고처럼, 한 사물이나 사건이 각 인물에게 가지는 의미를 조금씩 드러내면 독자는 대상에 대해 처음 가졌던 편견과 선입견의 껍질을 조금씩 벗고 작가가 보여주는 '낯선 일상' 속으로 끌려 들어가게 된다. 대단한 흡인력이다. 사용하기 어려운 '소외 효과'의 탁월한 적용의 한 예시를 이 소설에서 보게 된 것을 기쁘게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