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빙점 ㅣ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21
미우라 아야꼬 지음, 김정욱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6년 2월
평점 :
절판
종교를 문학의 소재로 하는 것보다 주제로 하기가 훨씬 어렵다. 종교적 주제- 신과 인간, 인간 본성의 종교적 성찰이라는 '종교 문학'의 훌륭한 예시는 쉽사리 찾기 어렵다.
'빙점'의 전형적인 인물 배치와 자극적인 사건 전개는 바로 대중소설의 그것이다. 기법보다는 주제가 더 나은 작품. 기법상 미숙은 눈에 좀 거슬린다. 그러나 <빙점>을 탁월한 종교 소설로 만들어주는 것은 그 '전형적'인 설정과 인물들 사이에서 너무나 평범해서 아무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인간의 추악한 성향을 파헤치는 통찰력이다. 이 통찰력이 흔치 않은 '종교소설'을 만들어내는 힘일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내면에 천착하는 서술 방식은 '대중소설'의 독서를 방해하고 일말의 불편함을 남기며 문체와 구성을 미숙하게 느끼게 한다. 이러한 서술 방법이 작가의 의도적인 선택이었는지, 신인이었던 작가의 당시 한계였는지는 아직 의문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