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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 그녀와 그, 영원히 넘을 수 없는
감성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제목: 그녀와 그, 영원히 넘을 수 없는 벽
지은이: 감성현
지은이 ‘감성현’의 직업군은 다양하다. 사진 찍는 작가부터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작가까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것을 소개 보고 느꼈다. 처음에 제목을 보고 생각했다. 벽, 뭔가 답답하다. 답답해도 그렇게 답답할 수 없는 제목이다. 게다가 그녀와 그의 벽이란다. 그냥 벽도 힘든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벽은 이건, 정말 문제있는 책이다. 이거 정말 사람 여럿 죽이겠다. 라고 생각했다.
흔히 사람들은 만나고 나서 서로를 알아간다. 아니 꼭 사랑을 전제로 만나는 사이가 아니더라도 그런데 서로를 알아가다가 보니 호감이 생긴다. 마음이 가고 그러다가 커지면, 빠져나오지 못할 지경이라면 그게 바로 사랑이다. 나는 사랑을 해봤었나..
나는 진짜 어린나이에 많은 사랑을 받은건 사실이다. 내가 직접 사랑을 했었나.. 싶긴 하지만 사랑을 받긴 받았다. 내가 스스로 이뻐지는것을 느낀 적도 있으며 항상 하늘에 붕붕 떠 있던 날도 있었다. 이거 맞을거다. 사랑.
지금도 나는 사랑을 받고있다. 전 세계 70억이 넘는 사람중에서 날 이만큼 생각해주는 사람은 없을테니까, 내가 그래도 꾸준히 심술이라는 것을 부리고 있으니까 나는 사랑을 받고있다. (82p참조) 남자들은 불쌍하다. 내가 여자지만 남자들은 불쌍하다. 나는 그렇게 남자친구한테 기대서 사는 사람은 아니지만 남자들은 대부분 여자를 많이 맞춰주려고 노력한다. 나도 안다 나를 이렇게 챙겨주는거에 대해 고맙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냥, 그냥 떼부리고 싶다. 그냥 징징 거리고 싶다. 그렇게 해서 너 나 사랑하지? 맞지? 너는 내편이지? 괜히 확인 받고싶다. 그럴때마다 잘해줘야지 하다가도 이 빌어먹을 성격 나쁘다 나는..
언제였더라 이런 소리를 들은적이 있다. 나는 항상 주고 받는 사랑을 한것은아니지만 그래도 혼자하는 짝사랑 보다는 받는 편, 그리고 쌍방에 가까운 사랑을 한 것 같다. 여하튼 내 웃는 모습을 보고 진짜 그는 그랬다. 니가 웃으면 나도 좋다고, 그도 그랬다. 제목이 있지 않느냐고, 니가 웃으면 나도 좋다는거 그거 뭐냐고, 정말이지 나도 어느새 따라 불렀다. 우리는 연인은 되지못했다. 그래 이것도 벽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가끔은 그때가 기억나고 괜시리 부끄러워 혼자 얼굴이 붉어지고, 그가 생각난다. 보고싶을때가 있다. 그리고 이책에서 처럼(22p참조) 그 노래가 정말이지 슬픈 노래라는걸 깨달았다. 서로의 마음을 알고 있더라도 확인할 힘이없던 괜한 벽 때문에 다가가지 못한 우리의 그때가 떠올라서 겠지..
달콤한 너의 품에 살며시 안겨 눈 감으면, 포근한 속삭임에 행복한 미소 짓게돼, 날 살짝 수줍은 척하며 살며시 눈을 뜨면..(49p참조) 책의 작가님이 쓰신 노래가사 중에 하나다. 남자친구와 함께 누워서 팔베개를 하고 있거나 그냥 그의 품에 묻혀 있을때 행복하다. 진짜 하루의 힘드고 지친일들이 다 쓸려져 내려 가는 기분이다. 그래서 우리가 하루가 끝나서 힘든 몸을 이끌고도 굳이 한번이라도 더 보겠다고 서로를 의지하는거겠지. 그래 그게 사랑이겠지.
너무 닮은 우리 보단 너무 다른 우리가 맞다고도 많이한다. 서로 달라야 서로를 맞춰 갈테니,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맞춰가다가 어떤때에는 이해하지 못해도 고개 끄덕이며 괜히 너의 말이 맞는것 같고 어느날은 이런사람도 있구나 하고 느끼기도 하지만, 그게 심해지다 보면 언젠가는 어떻게 이런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지? 라는 마음도 들겠지. 그게 바로 우리의 벽의 시작이겠지..라는 생각이든다. 저자는 말했다. 사랑은 서로 다른 둘이 만나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나란히 서서 지금의 모습을 바라봐 주는것이라고, 그러니까 날 위해 굳이 뭘 바꾸려 하지말라고(53p참조) 맞는것 같다. 굳이 바꿀 필요는 없다. 그냥, 사랑을 여기까지만 하면 된다.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많다. 공감 되는 이야기도 정말 많다. 사랑이 뭐냐면 왜?하고 물었을때, 당연하잖아, 라고 대답하는 거야. (81p) 맞다. 나도 매일 묻는다 그냥 한다, 그냥 물어본다 왜? 왜? 왜나야? 왜내가 좋아? 왜나를사랑해? 이때 한번이라도 왜지.,,? 정말 내가 왜 이사람을 사랑하지..?라고 생각이 들고 잘잘못을따지기 시작한다면 그래 이거 사랑아닐꺼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이유가 있던 없던 나라서, 너라서, 당연하다. 이게 맞는것 같다. 이런마음가짐은 사랑을 하는 법을 알려주는 거겠지.
약점, 사랑한다는건, 약점 하나 더 갖게 되는것.(93p) 왜, 왜 사랑을 더 하는 사람은 항상 지는 게임인게 사랑일것일까. 내가 제일 궁금해 하는거다. 사랑한다는 건 상대를 원하고 바라는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질 수 밖에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널 사랑하는 것은 너에게 약점으로 잡힐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너는 나를 사랑하니까 이렇게사랑하는 내가 아니라는데 왜? 그렇게 그런마음으로 사랑을 받고있는 사람들, 자만하다간 큰코다친다.(나포함) 내가 사랑을 받는다고 해도, 그것을 상대의 약점으로 받아드리지 말고 정말,있을때 잘하자,
저자는 말했다. 화는 참는것이 아니고, 우아하게 낼 수있는 방법을 알아야하는것이라고(129p) 벽 이라는 것이 생기면 진짜 끝도없이 참기 시작한다. 화를 우아하게 내는건 정말 말이나 쉽다. 사랑한다고 믿었던 상대가 싫어진 건 아니지만 그냥 사랑이 끝나기 시작하면 사사건건 한 것까지 화로 치밀어 오르겠지. 솔직히 언젠가 올 그날이 무섭다. 언젠간 사랑하는 사람과 생길 벽이 두렵다(물론 멀었다고 생각하지만)
저자의 책 한 부분중에서 진짜 찢어지게 가슴아픈 부분이있었다. 그래 이젠 너와 대화가 힘겨운 게 맞다. 원하는 대답을 차라리 대본으로 써줘, 감정 넣어서 제대로 읽어줄게.(150p참조) 이렇게 까지 사랑을 해야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랑이라는 이름, 또는 그냥 하는, 아니면 안하면 안될것같고 없으면 안될것 같은 이름하에, 괜히 서로가 서로를 향해 하는 감정낭비는 진짜 가슴아프다. 내가 사람사이에서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하는게 정말이지 대화라는 부분인데 책에 이런 부분을 읽고 진심으로 감정이입으로 화가 났던 내용이다. 남자들은~ 이라고 말하며 여자들은 자신의 입장 정리를 하지만 그것도역시 틀린것같다. 이 벽이라는 책은 사람의 감정을 다루는 입장이기 때문에 물론 답은 없는 책의 내용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을 다루고 한번쯤은 한명쯤은 다들 겪은 내용, 책 한권이 공감은 안되는 사람은 있어도 한 장만 공감가는 사람은 정말없을거다.
편하다 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봤다(166p참조) 책에서는 이랬다. 난 편한데? 그말은 익숙하다라는 말. 난, 편한데? 그 말은 이젠 사랑하지 않아 라는 말의 다른 말 난, 편한데? 그 말은 아픈말. 그냥 아픈 말. 과연 편하다는말이 그렇게나 부정적인 말일까? 하고 생각했다. 보통은 설레는 감정은 베이스고 편한사람을 만나려고 하지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남자친구가 편해서 좋다 너무 편해서 뷔페에서도 음식을 많이 먹을 수도있다. 익숙하다고 생각할 수도있겠다. 연인이 되기 전부터 서로 알던사이이니, 하지만 이젠 사랑하지 않아, 라고 하기에는 너무 극단적인것 같아서 내가 편하다고 말해놓고 괜히 미안해졌다.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는거에는 굉장히 동감을 못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아픈말은 맞다. 그냥 맞다. 뭔가 씁쓸하고 나는 너가 편해 라고 말은 해도 누가나에게 그렇게 말하면 나는 슬플거다. 아플거다.
이 에세이 집에서는 흔해 빠진 사랑이야기를 담고있지만 전혀 흔해 빠진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 않다. 포토와 함께 있는 에세이 집으로 사진도 전국 곳곳을 잘도 찍어가면서 글을 썼다. 남들 다 아는 얘기인데 그렇게 받아들여지지않도록 항상 신선할수 있도록 하는 것도 능력이다. 나는 정독을 두 번이나 했다. 글만 쭈욱 본 뒤에 사진전에 온듯이 사진만 또 훑어봤다. 하지만 아직도 써먹을 부분들이 다시 한번 곱씹을 부분들이 널렸다. 행복한 책, 또 가까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