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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는 아니지만 매일 피아노를 칩니다 - 느리게 하지만 선명하게 달라지는 나를 만나러 가는 길
김여진 지음 / 빌리버튼 / 2018년 7월
평점 :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지글지글 끓고 있느 아스팔트를 걷고 있느라면 발이 익어가는 느낌이다. 미친 더위를 피해 카페에 들어갔다. 시원한 커피를 한잔 시키고 가져온 책을 펼쳐보았다. '피아니스트는 아니지만 매일 피아노를 칩니다'제목이 흥미로와 책을 읽게 되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읽으니 책이 훨씬 빠르게 읽혔다. 가까운 누군가의 일상속에 들어갔다 나온 기분이랄까.
이 책의 저자는 카페에서 일하고 있고 글도 쓰는 사람이라고 한다. 어릴때 배웠던 피아노. 성인이 되어 다시 피아노를 배워보기로 생각하고 학원에 등록한다. 그리고 열심히 피아노를 치고 배우고 있는 곡에 대해서 공부한다. 책의 제목처럼 피아니스트는 아니지만 피아노 전공자가 될것 처럼 매일 열심히 피아노를 친다. 책은 매일매일 피아노연습을 하고 느끼는 감정들,연습하는 곡에 대한 이야기,일상,친구,학원에서 이야기들 로 구성되어 있다.
눈치 챘을지도 모르겠지만 여태까지 나열했던 것을 종합 해보면 모두 돈을 벌기 위해서, 혹은 돈을'잘'벌기 위해서 배운 것 들이다.배우지 않으면 일을 진행할 수 없었다.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쓸모 있는 것을 배웠다. 그렇지 않으면 돈줄이 끊길 터였다 … 내가 뒤처지지 않게 잘할 수 있는 일을 취사 선택했고 더 이상 잘해낼 수 없다는 판단이 서면 그만두었다.
돈을 벌기 위해 많은 것을 배운다. 막상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취미라도 그것이 돈벌이와 상관 없는 일이라면 시간과 돈을 내어 배우기는 어렵다. 하지만 쓸모없다 하더라도 내가 그것을 해서 즐겁고 힘이 난다면 그것을 하면 되는 것이다. 모든 일에 쓸모를 찾는다면 세상에 재밌는 일따위는 없을 것이다.
나는'하면 된다'라는 말을 싫어한다. 듣기에도 별로고 쓰기도 꺼려진다.때에 따라 폭력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 말은 '된다'라는 결과를 빌미로,남을 또는 나 자신을 가두거나 낭떠러지로 밀면서 몰아세우고 강요한다. 무조건 하면 되는게 아니라 좋아해서 곁에 두니까 마침내 되는 거다.
피아노를 전공하지도 않는데 피아니스트처럼 매일매일 연습한다는 것은 자기 만족인 걸까?조금은 의문이 들었다.하지만 이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 되어 밥먹고 살다보면 일에 치여 매일이 같은 날 같고 변화가 없는 것 같이 느껴진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서 점점 더 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되겠는가. 내가 그 일을 통해 비록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즐거움과 발전을 느낀다면 그 만한 일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