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들도 실수할 때가 있다 I LOVE 그림책
셸리 베커 지음, 에다 카반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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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하하하하하.

슈퍼히어로가 주인공인 만화책이라니!!!!!

나는 "원더우먼", "600만불의 사나이"를 즐겨보던 꼬맹이였고

"아이언맨"에 눈이 뒤집혔다가

"어벤져스"를 보며 여한이 없다고 여겼던 사람이란 말이지.

악당을 물리치는 슈퍼히어로에 열광하는 사람으로서

슈퍼히어로가 주인공인 그림책을 그냥 지나칠 순 없다.

비록,

슈퍼히어로들도 실수할 때가 있다는

1차원적이고 직관적인 제목을 가진 책이라 할지라도.

 

 

 

 

제목만 보고도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는 그림책.

아주 솔직 담백하다.

그러나 내용은 제목처럼 직관적이지 않다.

 

 

 

각자 특별한 능력을 가진 슈퍼히어로들.

세상 여기저기에서 각자 가진 능력을 발휘해서(?)

여러가지 사고를 일으킨다.

의도한 사고가 아니라

잘 해보려다 발생한 문제들이니

그들도 좌절하고 상처받고 의기소침해진다.

 

 

그래도 그들은 일어나서 또 하루를 시작할 거야.

 

 

 

 

슈퍼히어로물답게(?) 그림은 과장되고 코믹한데

상황은 매우 현실적이어서 묘하게 위로받는다.

나도 숨고 싶었었지,

나도 얼굴이 빨개졌었지,

나도 너무 떨렸었지,

생각하다 보면 어쩐지 나 역시 슈퍼히어로인 거 같고,

뭐든 훌훌 털고 일어나야만 할 거 같은 맘이 생긴다.

뜻하지 않은 위로에

앉은 자리에서 두 번, 세 번 다시 보게 되는 신기한 그림책.

요즘은 그림책에서 자꾸 위로받는다. ㅠㅠ

 

 

 

나처럼 슈퍼히어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좋아할 책.

그림 보고 즐기기엔 초등 저학년도 좋겠고,

글을 읽고 다양한 생각, 위로와 용기를 얻는 측면이라면

성인까지 모두에게 추천 가능한 그림책.

 

 

 

슈퍼히어로들도 실수할 때가 있다고 했지만

이 책 주인공들은 '가끔 성공할 때도 있다' 가 더 잘 어울릴 것만 같다. ㅋ

내 맘에 쏙 들었던 B급 정서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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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도시 팔둠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7
헤르만 헤세 지음,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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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동화집.

다분히 SF 적 제목인 '마법에 걸린 도시 팔둠' 에 저자가 헤르만 헤세라........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조합으로 큰 기대없이 시작했다가

첫 작품부터 빵 터진다.

이거 누가 봐도 너무나 헤르만 헤세의 작품.

동화든 소설이든 자기 색깔이 확실한 양반.

 

'데미안' 이 1919년에 쓰였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유리알 유희' 가 1943년 작품이니

작가 헤르만 헤세의 황금기는 1900년대 초중반으로 볼 수 있겠다.

그 시절을 감안하면 마법에 걸린 도시 팔둠은

SF 라기보단 환상, 상상에 가까운 것으로 보는 것이 맞겠다.

실제로 환상동화라고 부른다니 읽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듯.

 

모두 6편의 동화가 실려있는데

- 난쟁이와 사랑의 묘약

- 아우구스투스

- 유 임금님

- 픽토어의 변신

- 마법에 걸린 도시 팔둠

- 두 형제

 

나를 빵 터지게 만든 작품은 '난쟁이와 사랑의 묘약' 인데

헤르만 헤세 특유의 빌드업 과정이 동화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소설의 요약본같은 느낌으로 길이만 짧아졌지

전형적인 등장인물에 전형적인 사건을 모아 주제로 나아가는 방식이

'수레바퀴 아래서' 와 비슷해서 웃어버렸다.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마지막이 궁금해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게 만드는 힘까지 비슷.

 

"아우구스투스" 는 마음이 무너진다.

아이가 평생 사람들에게서 사랑받기를 소원했던 엄마.

그 소원이 엄마가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었지만

아들은 전혀 행복하지 않았고,

아들은 반대의 소원을 빈다.

아들은 남루하고 초라한 삶을 살게 되지만 행복했고,

행복하게 엄마에게 돌아간다.

"유리알 유희" 같은 깊은 울림.

엄마가 바라는 자식의 행복이란 게

반드시 한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님을 조용히 지적한다.

 

가장 충격적인 동화는 "유 임금".

중국 주나라 유 임금과 포사의 이야기다.

포사를 웃기려고 비단을 찢고 봉화를 올리다가

정작 위기 상황에서 아무도 오지 않아 죽었다던 그 임금의 이야기를

독일 소설가의 동화에서 만나다니!!!!!!

 

정작 표제작인 "마법에 걸린 도시 팔둠" 은 덤덤하다.

"픽토어의 변신" 에서 이미 자연 친화적인 작가의 모습이 드러난데다

마법의 힘을 빌어 "산" 으로 변신할 때 이미 느낌이 와버렸음. ^^;;

 

헤르만 헤세는 동화를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에 썼다고 한다.

힘든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 마법의 힘을 빌어서라도

소원이 이뤄지길 바란 것일까?

마법을 통해 소원을 이뤄주는 이야기가 절반 이상이고

그러다보니 사건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잊지 마시라.

이 아이는 동화다.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읽어줘야 하는 것.

 

나는 저자의 유명세에 갇혀 자유롭지 못했지만

이 책을 읽으실 다른 분들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읽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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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키호테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6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지음, 저지 페리 엮음, 신인수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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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나 제목이 너무 유명해서

읽지 않았는데도 읽었다고 착각하는 책들이 있다.

돈키호테도 그런 소설 중 하나.

읽지 않았는데 읽었다고 착각하는 소설을 하나씩 읽고 있는데

그 여정을 중단시킨 장본인이 바로 돈키호테다.

2021년부터 읽었는데 어느덧 2023년..........


비겁하지만 그 여정을 끝내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

원작(?) 읽기를 포기하고

청소년용(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으로 갈아탄 것. ^^;;

결과적으로 꼼수는 실패했고

나는 다시 원작을 읽게 되었다는 소식은 리뷰 맨 끝에서 확인 가능. ㅠㅠ



돈키호테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욱 유명한 작품이다.

세계에서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번역된 책이고,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가 죽은 날(4월 23일)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세계 책의 날" 이다.

스페인에서 세르반테스를 기리기 위한 행사를 하는 데서 기인한 것인데

공교롭게(?) 세익스피어도 4월 23일에 죽으면서 근거없는 특별함이 덧붙었다.


막상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

전 세계를 열광시킨 특별함이 어디서 오는지 쉽게 찾기 어렵다.

주인공 돈키호테는 기사 소설에 빠져서 살다가

현실과 소설을 구분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결국 허약한 말과 동네 주민 산초를 데리고 모험을 떠나는데!!!!!

이것이 SF적 요소를 띤 모험도 아니요,

추리, 스릴러 요소를 띤 모험도 아니요,

권선징악, 인과응보적 요소가 있는 모험도 아니요,

주인공을 성장시키는 모험도 아니니,

현실과 이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반미치광이의 기사놀이로만 보인다.


그래서 돈키호테는 꼭 사전 정보를 갖고 읽으면 좋겠다.

17세기 초반에 쓰인 작품으로 당시 스페인의 상황을 감안하면

작품의 훌륭함이 보이기 때문.

교과서에서 배운 정치, 경제적 역사가 백성들 삶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그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정신병으로 보일 지경의 꿈과 이상으로 똘똘 뭉친 인간 돈키호테와

지독하게 현실적이지만 돈키호테를 믿는 순수한 인간 산초의 조화는 또 어떠한가.

눈살을 찌푸라게 만드는 장난으로 돈키호테를 힘들게 하는 사람과

돈키호테를 돕는 사람들의 조화 역시

소설이 허무맹랑함으로 빠지는 걸 적절히 조정한다.


원작 돈키호테는 어마무시한 분량을 자랑한다.

내가 소장한 책은 '열린 책들' 출판사의 2권짜리인데

이번에 읽은 보물창고 세계문학 전집 돈키호테는 1권을 요약 정리한 책이다.

(나의 꼼수 실패가 이것. 결국 2권을 마저 읽어야 한다. ㅠㅠ)


여러 정리본 중에 골라 번역했다고 하더니

원작을 읽는 느낌 그대로 읽혀서 깜짝 놀랐음.

동화책 느낌이 아니라 고전의 문체 그대로인데 장황한 내용이 정리된 것이라

초등학생에겐 함부로(?) 추천하지 못하겠다.

대신, 돈키호테를 읽어보고 싶었으나

기막힌 분량에 좌절했던 어른이 보기에도 안성맞춤.


뭐 이딴 인간이 다 있냐!!!

투덜대면서 읽었지만

돈키호테를 응원하며 끝까지 읽게 되는 걸 보면,

작가 세르반테스가 대문호는 맞는 모양이다.

글 잘 쓰시네, 이 냥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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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반쪽사 - 과학은 어떻게 패권을 움직이고 불편한 역사를 만들었는가
제임스 포스켓 지음, 김아림 옮김 / 블랙피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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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요소를 모두 갖춘 책.

누구에게나 쉽게 추천할 순 없으나,

나와 취향이 비슷하다면 망설임없이 도전하시라!!!!!!

"과학의 반쪽사 = 과학 + 역사" 의 조합으로

근대 과학이 서구(유럽) 중심으로 발전했다는 주장에 반기(?)를 든다.

서구의 천재적 과학자들이 큰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절대로 그들 혼자서 이룩한 업적이 아니라 말하는데

논리 전개 방식이 참 좋다.

아시아와 남아메리카의 고대 과학을 발판으로,

끊임없는 교류를 통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는 논리.

그 증거를 역사적 사실로 밝히는 방식이다.

세계사라는 게 썩 유쾌하지 않아

과학 분야에서도 제국주의의 폭력성이 그대로 드러나지만

식민지를 야만적이라고 몰아가는 그들의 논리에 철퇴를 가하는 것 같아서 흐뭇한 구석이 있다.

문자가 없어서 대대로 이어온 기억에 의존해

잉카 문명을 기록했다는 책(1609년)의 존재는 가슴 뭉클하고,

메이지 유신 이후 과학자를 유럽에 보내 과학사의 한 자리를 차지한 일본의 이야기는

언짢다. (나는 배타적 민족주의자라니깐)

맥스웰 방정식이 맥스웰이 아닌 전신 기술자에 의해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어떻고.

재미있다.

내가 몰랐던 사실을 끝없이 알려주는데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시각의 접근.

서구 중심 시각인 '신대륙' 이란 단어를 계속 써서 거슬렸지만, 이해하는 걸로. ^^;;

읽어도 읽어도 끝없는 글자의 향연.

책값 21,000원.

참고문헌을 빼고도 475쪽에 달하는 두께.

본전 뽑고도 남는 책.

거기에 매끄러운 번역까지!!!!!

이보다 좋을 순 없다.

그림이나 사진이 흑백인 게 아쉽지만

그것마저 칼라이길 바라면 내가 나쁜 사람.

기존의 지식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맘에 들었다.

역사나 과학의 배경지식이 있는 고등학생이라면

여러 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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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들 I LOVE 그림책
므언 티 반 지음, 빅토 가이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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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푸른책들', '보물창고' 의 그림책을 격하게 아낀다.

할 수만 있다면 최선을 다해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떠벌리고 싶다.

'글' 이 아닌 그림으로 마음을 울리는 책.

신뢰, 배려, 사랑, 우정, 양보 따위의 틀에 박힌 가치를 다루기보단

소외된 이웃, 부러 나서서 찾지 않으면 알지 못할 이들의 현실을 다룬다.

이번 그림책 '소원들' 역시 부러 나서서 찾지 않으면 모를 이들의 이야기.

작은 배에 몸을 실은 이들은 "난민"이다.

이들이 어떤 이유로 난민이 되었는진 모른다.

어두운 표정으로 짐을 싸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는 했나 모르겠지만

어른을 따라나서는 아이가 보인다.

잠을 싸는 순간에 생기는 소원,

어두운 밤길을 나설 때 생기는 소원,

배에 몸을 싣고 떠날 때 생기는 소원,

바다에 떠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생기는 소원,

큰 배를 만났을 때 소원.........

매 순간 생겨나는 소원들을 보게 된다.

그곳엔 어떤 정치적 이유도 없다.

그저 공포에 질린 한 아이가 있을 뿐.

그 아이의 소원들이 단 하나의 문장으로만 존재할 뿐.

책 앞 표지부터 시작해

마지막 뒷 표지까지 한 줄도 빼지 말고 읽길 권한다.

다 읽었다면 겉 표지를 벗겨서 보기도 권한다.

어느 한 줄, 한 장도 버릴 것이 없는 그림책.

'난민' 이란 이름이 아니라

한 아이, 한 가족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시간.

그들에게 부정적인 프레임을 씌워 바라보던 나를 돌아보았던 시간.

5분 남짓의 시간으로 사람을 뒤흔든 그림책, 소원들.

없는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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