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례 시간 - 수업이 모두 끝난 오후, 삶을 위한 진짜 수업
김권섭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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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만 12년.

긴 학창시절에 조례시간에 대한 애틋함이나 추억은 없다.

그 때도 아침 시간은 쥐약이었던 모양. ㅋ

그러나 종례시간에 대한 기억은 좀 다르다.

이제 집에 갈 거라는 기대감 때문일까?

기분 좋고 따뜻한 추억으로 자리잡아 담임선생님 얼굴까지 떠오르지 뭔가.

책 제목은 잘 짓고 볼 일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던 "종례시간".

이미 책 좋다는 소문이 슬슬 돌고 있다.

좋다고 하니 기대는 되면서도 선생님이 종례시간에 아이들한테 해주는 말이 좋아봤자 얼마나 좋겠어.....

라는 의심이 자리잡는다.

삐딱선 기질. ㅡㅡ;;


젊은 감각은 아니다.

머리말에서도 이미 말씀(이 책을 읽고나니 존댓말이 쓰고 싶어진다) 하셔서 맘의 준비를 하고 봤음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연배.

느릿느릿 생각을 곱씹어 내뱉는 말투가 흡사 선비와도 같아 다시 한 번 책 표지의 사진을 찾아서 본다. ㅎㅎㅎ

그리고 공손한 어투.

모두 "~입니다" 체로 쓰였는데 실제 수업시간에도 존칭을 쓴다 하시는군.

이게 말이다.

가만히 읽다보면 이상하게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줘서 맘이 찡해지는 효과가 있다.

진중하고 공손한 어투로 애정을 담아 해주는 이야기란 느낌.

책임과 의무만 남는 어른이란 삶에서 잠시 벗어나 칭얼대고 어리광부려도 될 것만 같은 편안함을 맘껏 누린다.


편안한 가운데, 한자를 풀어서 설명하시는 내용이 참 좋았다.

바라봄과 들음에 대한 해석.

제대로 바라보고 제대로 듣기만 해도 세상은 큰 문제없이 굴러갈 거라 믿는데, 가장 기본적인 그것이 지켜지지 않으니.......

종례시간이 아니라면 아이들에게 해줄 수 없는 말씀을 접근하기 쉽게 한자로 풀어주시니 이해가 쏙쏙.


단순 한자를 넘어서 공자님 맹자님 말씀도 많이 인용하심. ㅎㅎㅎ

말 그대로 공자 왈, 맹자 왈....... ㅎㅎㅎㅎㅎ

정신 바짝 차리고 읽지 않으면 잠시 당황할 수 있다.

만만히 보지 마시라, 이건 철학임.


종례시간에 하셨던 말씀이라 짧다.

2-3쪽 분량으로 압축된 인생지침서.

매일 밤 하루를 마무리하며 하나씩 읽고 자면 좋을 책.

분명 잔소리지만, 하나같이 피가 되고 살이 될 이야기들.


나는 참 좋았다.

나의 청소년 친구(?)에게도 선물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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