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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의 눈 + 어린 왕자 (문고판) 세트 - 전2권
저우바오쑹 지음, 최지희.김경주 옮김 / 블랙피쉬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제목이 어린왕자의 눈이라 어린왕자의 눈으로 세상을 본 이야기같지만
가만 읽다보면 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어린왕자 이야기다.
심지어 첫째, 둘째, 셋째로 나눠 끊임없이 분석하고 의미를 파고든다.
감정을 건드리며 말랑말랑한 이야기를 할 거라 기대했다가 깜짝 놀랐음.
치열하고 적극적으로 어린왕자를 읽어야만 할 수 있는 생각들.
전투적이다.
예를 들면,
어린왕자의 별에 있는 장미의 특별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린왕자는 버릇없고 도도하고 자기만 아는 것처럼 보이는 장미가 싫어 떠났지만
지구에서 만난 오천 송이 장미를 보며 내가 "길들인" 장미의 특별함을 깨닫는다.
그렇다면 길들인 장미의 특별하지 않음은 어디서 기인하는지,
오천 송이의 장미는 정말 특별하지 않은지에 대해 첫째, 둘째, 셋째로 나눠 의견을 피력한다.
특별함과 그렇지 않음에 대해 끝이 나면 그 다음은 "길들임"에 대해 시작.
길들임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면 길들임이 무엇인지 알려준 여우에 대한 접근이다.
이토록 전투적으로 낱낱이 해부하듯이 펼쳐내니,
"어린왕자"를 읽지 않고 "어린왕자의 눈"을 읽기는 어렵겠다.
반대로 어린왕자를 재미나게 읽었다면 어린왕자의 눈을 통해 (나처럼) 토론의 욕구가 치솟거나,
철학적 배움을 얻을 수도 있겠다.
어린왕자에 대한 작가의 무한애정이 느껴졌던 책 어린왕자의 눈.
보노보노나 빨강머리 앤을 기반으로 쓰인 에세이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
비평서나 철학서로 보는 게 낫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