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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평점 :
당분간, 나의 모든 책 선물은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로 결정.
맘 같아선 우리 사회 구성원이라고 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읽히고 싶구나.
우리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 천지인 세상에 살고 있다.
내 재산 내 맘대로 쓰는 게 뭐가 문제냐고 따지는 사람,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아무렇지도 않은 세상,
너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으니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하는 어른들,
집안일 하는 게 뭐 그리 억울하냐 평생 밖에서 일하는 나보다 낫다고 쉽게 말하는 남편......... 의 이야기.
이렇게 말하면 개개인을 지탄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였다.
무엇이 왜 문제인가를 알기 전에 몸으로 배우고 익힌 자연스러운 태도였으므로,
그리고 그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으므로,
사회 안에서 더 강화되고 곤고히 자리잡아 대를 잇는다.
그 태도가 어떤 정치와 맞물렸을 때 파급력이 어마무시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고.
"'한때'는 여전히 지금을 지배한다.
참고로 나는 1988년 시험문제 답을 지금도 기억한다.
한국이 금메달 12개로 종합 순위 4위를 했다는 사실은 잊으려고 해도 안 된다.
내 의지로는 불가능하다." (270쪽)
사회학자로 사회를 분석하고 비판하는 저자 역시 자연스럽게(?) 익힌 태도를 지닌 사람일 뿐이라고 고백한다.
저자만 그렇겠는가.
책을 읽는 내내 얼굴이 후끈거려 혼났다.
편견과 선입견에 맞서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던 나 자신도 알고보니 편견과 선입견 덩어리였던 것이다.
그나마 나는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라 다행이라 여기며 면피. ㅡㅡ;;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모두가 환영할 책은 아니다.
선혈이 낭자하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감정적인 글이다.
그러나 읽는 내내 내가 더 흥분하고 내가 더 게거품을 물게 되니 큰 문제는 없다.
노키즌 존이 왜 문제인지,
군대 다녀와서 억울(?)한 남성들이 군대로 인해 어떻게 사회에서 보다 높은 자리에 서게 되는지,
왜 여성이 낮은 연봉과 경력 단절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지,
왜 우리는 역경을 딛고 일어선 소수를 바라보며 달려선 안되는지 알고 싶다면.
당장 읽어보시라.
내가 맨날 입에 달고 사는 말, 나는 안 괜찮거든!!!!!
정말로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ㅠㅠ
그래도 괜찮다고 넘기면 안되는 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