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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헤리엇이 사랑한 고양이 ㅣ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6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1월
평점 :
수의사 헤리엇이 사랑한 고양이.
페미니즘과 더불어 한창 뜨고(?) 있는 책의 소재, 고양이.
동물을 썩 좋아하지 않는 나는 고양이가 왜 갑자기 뜨는 것인지 이해 불가능.
이해 불가능은 불가능이고 시대 흐름은 시대 흐름이니 편승한다.
뭔 고양이 얘기들을 그리 하는 것인지 읽어나 보자는 마음으로.
수의사 헤리엇이 사랑한 고양이는
실제 수의사였던 헤리엇이 쓴 여러 책 중에서 고양이 이야기만 묶은 것이라고 한다.
책 선택할 때 책 소개를 꼼꼼하게 읽는 편이 아니라 (책 읽기에 방해가 되서 가급적 읽지 않는다) 기본 정보는 요기까지.
그리고 책을 받아들며 놀란다.
얇고 작은 책 사이즈에 한 번,
수의사 헤리엇이 1916년 출생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 번.
알고보니 헤리엇은 수의사이면서 세계적으로 성공한 작가였던 것.
작가 본인의 글쓰기 역량은 이미 검증된 것이겠는데 번역가가 김석희님.
로마인 이야기 광팬인 나는 그 책을 번역했던 김석희님이라면 무조건 믿어버렸으니.......
번역서지만 매끄럽고 실한 문장을 읽겠다는 기대감을 이미 깔고 시작한다.
실제 수의사였던 사람이 썼다고 하니 당연히 에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수의사 헤리엇이 사랑한 고양이는 자전적 소설이라는군. (정말로 책 소개를 읽지 않는다. ㅎㅎㅎㅎ)
여러 고양이와 그 고양이를 사랑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혼자 사는 외로운 사람과 그 곁을 지키는 고양이,
야생 고양이라 절대 집안에 들어오지 않지만 먹이를 주고 서로의 영역을 지켜주며 사랑하는 사람과 고양이,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좋아해서 밤마다 집을 나섰다가 사고를 당했지만 살아난 고양이,
고양이가 아프자 생기를 잃고 모습마저 달라지는 주인의 이야기까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사랑하는 - 사람과 고양이가 등장한다.
아주 따뜻하다.
처음엔 경계하지만 호의를 가지고 다가가고,
받아들일 시간을 충분히 주면 마음을 여는 고양이들.
모든 관계가 그러하지 않을까?
호의를 가지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지켜보며 서로의 영역을 존중한다면 따뜻하지 않을 사이가 있을까?
교훈적인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으면서 굉장히 교훈적이고 훈훈했던, 수의사 헤리엇이 사랑한 고양이.
아주 좋았어.
고양이라면....... 키울 수 있을 것 같음. ㅎㅎㅎ
고양이보다 헤리엇 아저씨가 2800 만 배 더 좋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