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귀신들 - 대한민국 수재 2,000명이 말하는 절대 공부법
구맹회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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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기계발서는 읽지 않는다.

느슨하게 슬렁슬렁 살 때는 자극이 필요해서 일부터 찾아 읽었지만

지금은 내가 자기계발서를 써도 충분하다 싶을 정도로 치열하게 살고 있어서 감동도 자극도 받을 수 없으니까.

대신 방향이 조금 달라져 부러 찾아서 읽는 건 '공부귀신들' 같은 공부 관련 수기나 공부법에 관한 책들.

내가 이제와서 공부를 할 건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이런저런 방법도 있다더라 알려주려고 읽고 있다.


그런데 이게 말이다.

책을 읽기 전엔 공부 관련해서 조언할 말이 하나도 없었는데 막상 책을 읽기 시작하면

'어! 나도 이렇게 했는데' , '이런 방법으로 공부 안하는 사람이 어딨어?' , '그런 방법으로 공부했으면 당연히 나도 서울대 갔지.' .........

하면서 구시렁대고 눈을 흘기게 된다.

마치 내가 경쟁관계에 있는 수험생인 것처럼.

삐딱한 아줌마 시선. ㅡㅡ;;


내가 필요해서 찾아 있는 책, 요번엔 다르게 읽어본다.

현재의 내가 아닌 내 아들의 입장에서.

아들의 입장에서 책을 보니 말도 못하게 새롭고 놀라운 사실 발견.


선생님께서 색 분필을 이용해 칠판에 호화찬란하게 써주는 걸 고대로 옮겨적으며 자연스레 노트 필기법을 배운 나는,

요새 아이들도 당연히 노트 필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시절 가사선생님은 필기구의 색도 정해주고 노트를 반 접어서 쓰라며 필기법을 통일(?)까지 시켜주셨더랬다.

나는 누군가 정해준대로, 시키는대로 배워놓고,

'공부귀신들' 처럼 공부 비법(?)을 알려준다는 책에 요약 정리하는 법이라며 페이지를 할애하는 것은 이해하지 못했다.

뭐 이런 것까지 비법이라며 알려주느냐고 비웃었다. ㅡㅡ;;


그리고 돌아본 내 자식놈.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얘들은 노트 필기를 하지 않는다.

선생님께서 칠판에 뭔가를 쓰고 받아적는 시스템이 아니니 공책에 필기하는 방법을 모르고 설명을 듣고 요약정리하는 법도 모른다.

문제도 연습장이 아니라 책에 직접 풀어도 상관없다.

평가도 서술형으로 하니 암기를 위해 핵심만 잡아 정리하는 기술도 필요하지 않다.

아뿔싸!!!!!

이거였구나, 요새 아이들은 옛날 우리처럼 공부하지 않는구나.


학생의 입장에서 읽으니 눈이 번쩍 뜨인다.

괜히 공부귀신들이겠나.

어렵고 복잡한 이론을 공부한 과정, 노트필기법, 문제풀이법에 대한 충고는 물론 사교육 선생님 선택 방법까지 알려준다. ㅎㅎㅎ

공부귀신들이라 불렸던 학생들의 경험담에 저자가 인용하는 TED 강연 내용이 어우러져 신뢰도 급상승.

그리하여 (수능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이 담겨 있지만) 초등학생 아이에게 권해서 읽고 있는 중.

형, 누나는 어떤 방법으로 공부하고 있는지, 어떤 자세로 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지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내가 공부를 싫어하면 공부도 나를 싫어한다고,

내가 수업시간이 싫으면 수업시간도 나를 싫어한다는 진리.

공부는 1등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과정을 배우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배울 수 있을 듯.


공부귀신들.

은근 좋았음.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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