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키나와 신혼일기
김지원 지음 / 다연 / 2017년 11월
평점 :
서방은 재미나게 잘 읽었다고 한다.
웃음이 절로 지어진다나?
중년의 남성이 변해가는 과정이 몹시 낯설다. ㅡㅡ;;
중년의 아줌마는 큰 감흥이 없었고 중년의 아저씨는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든 책 오키나와 신혼일기.
구구절절 공감했다고 말할 수 없다.
글자를 훑는 내 눈이 번쩍 뜨인 순간은 맛집을 소개하는 페이지였고, 내가 좋아하는 구도와 색감의 사진이었다. ^^;;
내가 신혼이라 부를 수 있는 순간이 떠오르지 않으니 공감하기 어려운 건 당연한 일.
결혼을 안했어야 신혼을 기대하며 달달한 상상에라도 빠질텐데 그러기엔 아줌마 연식이 너무 오래다. ㅡㅡ;;
나는 태어난 순간부터 중년의 아저씨 아내로, 5학년 아들의 엄마였던 것 같고.
우린 사랑이 아니라 의리로 결혼했다고 말할 정도니 애틋한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거나 너무 좋아 죽을 것 같은 기억도 없다.
이리 삭막한 가슴을 소유한 아줌마가 읽은 오키나와 신혼일기.
딸의 신혼일기를 읽는 기분이 들었다. ㅎㅎㅎ
예쁘게 살려고 노력하는구나.
젊은이들(?)이 열심히 살고 있구나.
내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고 있구나.
모든 걸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그렇게 바라보도록 노력하는 건 정말 중요한 일임을 알고 있구나........
싶으니 딸을 바라보는 미소가 지어진다. ^^
중년.
사는 게 퍽퍽하다, 삶은 전쟁이다, 치열하게 살자, 는 말을 온몸으로 느끼고 실천할 수 밖에 없는 시기.
오키나와가 아니라 신혼일기가 가슴을 찌른다, 청춘의 시절을 돌아보라고.
나도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했었고,
넉넉한 시간을 들여 주변을 돌아볼 줄 알았고,
일상의 소중함과 자연을 사랑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라고 말이다.
오키나와로 떠나고 싶으면 어쩌지,
다시 결혼이 하고 싶어지면 어쩌지, 걱정했으나.
엉뚱하게 나의 청춘과 조우하는 시간이 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