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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ㅣ 보름달문고 62
김진희 지음, 손지희 그림 / 문학동네 / 2015년 4월
평점 :
나는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왕팬.
아동문학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수상작들이었음.
이번 책은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지금까지 봤던 책들에 비해 좀 가벼운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재미가 없다거나 작품성이 떨어진다거나 한다는 말은 아님.
'열세 번째 아이'나 '거짓말 학교' 같은 경우는 초등학생이 보기 어렵겠다 싶은 주제였다면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는 초등학생 맞춤용 책 같은 느낌이란 말.
5학년 아들도 앉은 자리에서 후다닥 읽고 재미있다는 평을 남기며 다른 책 없냐고 물었을 정도.
교통사고로 죽어버린 주인공.
그런데 다시 이승으로 돌아온다.
이승으로 돌아올 때 빌려서 썼던 노잣돈을 49일 안에 갚아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고.
저승에 있는 개개인의 창고는 이승에서 착한 일을 할 때마다 채워진다.
저승사자의 착오로 죽었던 인물이 하늘에 올라갔다 이승으로 돌아올 차비를 사용하러 창고를 열었더니!!!!!
텅텅 비어서 같은 마을 누군가의 창고에서 빌려 이승으로 돌아왔다.........
는 전래동화에서 모티브를 가지고 왔다.
아는 이야기가 나오면 아이들은 더 신나서 책을 읽는 법.
일단 시선을 잡아끄는데 성공!!!!!
주인공은 말썽쟁이다.
서술자가 주인공이니 말썽쟁이라 긍정적으로 표현하지, 친구 입장에선 학교폭력 가해자에 가깝다.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여놓고 하는 일이 고작 괴롭히던 친구 괴롭히지 않기가 전부.
그나마도 쉽지 않다.
일은 이상하게 꼬여가고 그 안에서 친했던 친구들과 관계도 함께 꼬여간다.
작위적인 사건이지만 5학년 남자 아이가 읽고 공감할 수 있을 정도의 현실감을 불어넣었다.
동화와 실제 학교생활의 줄타기로 공감하기 성공!!!!!
내가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주제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읽는 입장에 따라 이렇게도 볼 수 있고, 저렇게도 볼 수 있다.
내가 읽은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역시 이렇게도 볼 수 있고 저렇게도 볼 수 있다.
내가 본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는 "진심"에 관한 이야기.
그러나 누군가는 "공감"에 관한 이야기로 볼 수도 있겠고,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자"는 교훈적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전래동화가 주는 '가르침' 에서 벗어난 '이야기거리'를 던져준 책.
쉽고 재미나서 5학년이면 충분히 읽고도 남으니 좋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