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열대
해원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7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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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반칙.

이럼 안되지.

내가 뭘 봤는지 알 수가 없잖아.

슬픈 열대라는 책을 본 거야, 영화를 본 거야.


가독성이 좋다는 말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

가독성이 아무리 좋아도 허술한 구성이나 캐릭터가 불분명한 등장인물로 쓰인 글이라면 '좋다'고 말할 수가 없지 않은가.

그런데 슬픈 열대는 놀라운 작품성을 가진 문학작품이라고 말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좋다'.

통쾌한 액션영화 한 편을 보고난 그 느낌.

킬링 타임용이 아니라 명절 때마다 보고 또 봐도, 다시 또 보는 '다이하드'와 같은 그런 액션영화같다.


 

북한에서 길러낸 특수요원 권순이.

일명 장산범(개봉 예정 영화 중에 장산범이 있어서 같은 이야긴가 찾아봤으나 전혀 다른 이야기였음).

액션영화(?) 주인공답게 쏟아지는 총알 속에서도 살아남고, 심한 부상을 입어도 다시 적진에 뛰어들 수 있다.

살인병기로 길러졌으나 죄 없는 소녀들이 죽어가는 모습에 잠을 설치는 인간적인 면모는 덤.

은근슬쩍 북한의 인권문제와 부패한 정권 이야기까지 곁들인다.


콜롬비아를 배경으로 그려지는 슬픈 이야기, 그래서 슬픈 열대.

콜롬비아 마약 전쟁의 한가운데 떨어진 북한 특수요원이 어깨에 짊어진 짐을 내려놓는 과정.

'읽는 영화'를 표방한다더니 그 과정을 제대로 읽는 영화로 구현해냈다.

그것도 아주 스케일이 큰 놈으루다가.


책으로써 슬픈 열대에 대해선 아무 말도 못하겠다.

재미있는 영화를 한 편 보고나온 기분일 뿐.

맘에 드는 액션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설 때 나오는 말은 그것이 전부지 않은가.

우와~, 대박, 이야~,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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