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팩스 부인과 여덟 개의 여권 스토리콜렉터 55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나는 처음 읽었지만 폴리팩스 부인 시리즈 중 하나.

007 시리즈처럼.

책 내용도 제목도 주인공인 폴리팩스 부인마저 모두 솔직담백하다.

007의 제임스 본드처럼.


 

책을 읽는 내내 007 영화가 생각났다.

반전이라고 등장해봐야 같은 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배신하는 정도.

그나마도 저 사람이 배신할 거라는 사실을 누구라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드러내주는 친절함.

주인공이 순수해서 잘 속아넘어가고 사랑에도 잘 빠지고 말이지.

뭔가 엉성하고 유치한데 넋을 놓고 보게 만드는 매력이 넘치는 바로 그 영화.

폴리팩스 부인과 여덟 개의 여권이 딱 그러하다.


솔직담백한 제목처럼,

폴리팩스 부인이 여덟 개의 여권을 전달하는 임무를 부여받아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이야기.

치밀한 구성으로 숨막히는 전개가 이어지는 것도 아니요,

뒤통수를 치는 반전이 기다리는 것도 아니요,

우연히 벌어진 사건이 필연으로 전개되는데 자꾸 집중하게 된다.


1966년부터 쓰여진 폴리팩스 부인 시리즈는 2000년에 끝이 난다.

미소냉전 체제의 잔재가 드러나는 것은 당연한 일.

등장인물도 순박하기 짝이 없다.

극악무도하고 잔인하게 사람을 해치는 인간성 상실의 이야기들 속에 살다가,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휴식처같은 느낌이랄까.


오랜 세월 사랑받는 작품은 이유가 있는 법이다.

내가 읽은 폴리팩스 부인과 여덟 개의 여권은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처럼 맘이 훈훈해지는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렇게 순진무구한 캐릭터들이 떼로 등장하는 소설이 또 있을까?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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