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없어도 함께할 거야 - 삶의 끝에서 엄마가 딸에게 남긴 인생의 말들
헤더 맥매너미 지음, 백지선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말기 암 환자.

2년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엄마의 이야기.

너무 슬플까봐 읽지 않으려고 했다.

바람에 이는 잎새에도 눈물이 나서 환장하겠는 요즘 죽어가는 엄마가 자식에게 남기는 말을 애써 찾아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뭔 얘긴지 왜 이리 궁금한거야.

아마존 독자 평점 만점에 빛난다는 띠지의 광고가 자꾸 눈길을 잡아끈다. ㅡㅡ;;


결론은,

읽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것이다!!!!

 

눈물 질질 짜는 얘기 아니다.

마지막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긴 했지만 울지 않았다.

'곁에 없어도 함께할 거야" 라는 제목이 너무 서정적이라 눈물 짤 거라 예상하지만

눈물 따위 없이 "이렇게 사는 게 진짜 제대로 사는 것" 이라고 몸소 보여준다.


저자는 원고를 탈고한 후 사망했다고 한다.

남겨질 딸 아이를 위해 카드를 쓰는 것에서 시작한 이야기.

학교에 입학할 때, 처음 운전 면허를 딸 때, 결혼식날,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날, 힘없고 우울한 날.......

엄마가 옆에 있으면 좋을 날들, 딸에게 해주고픈 말을 카드에 쓴다.

충고나 조언이 아니라 넌 사랑받는 아이였고, 지금도 사랑받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파서.

엄마가 곁에 없어도 늘 너와 함께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아서.


그녀는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견뎌낸다.

모든 것을 의사에게 맡기고 '취급주의'라는 딱지를 붙인 독극물과 같은 약을 투약하고 부작용과 싸운다.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이겨내면 딸 아이와 춤을 출 수 있고, 쇼핑을 갈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으니까.

주사를 놓으러 오는 간호사가 장갑에 마스크에 혹여라도 약이 한 방울이라도 튈까봐 조심하는 그 약물을.

몸 안에 넣고 견뎠으니, 나도 내가 하고픈 일을 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며 포도주 파티를 여는 그녀.

보고팠던 콘서트를 다녀오고 그녀에게 주어진 말기 암환자라는 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면 다방면으로 이용(?)하여 도움을 얻는다.

포스터에 쓰인 표어가 아니라 진정으로 '매 순간'을 살아내는 그녀.


36세의 나이로 죽음을 맞이해야 하고,

그 죽음은 너무도 고통스럽게 찾아오고,

죽음의 순간을 하루라도 늦추기 위해 살아 있는 순간마저 괴로워야 하지만,

그녀는 슬픔과 연민과 괴로움과 고뇌마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자신의 장례식을 식물원에서 파티로 직접 준비하는 그녀.

아무도 자신의 장례식장에선 울지 않기를 바란다.

자신을 기억할 땐 모두 즐겁고 신났던 일만 떠올리길 바란다.

그녀를 모르는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나도 그녀의 이야기 "곁에 없어도 함께할 거야" 를 보며 즐겁고 신나게 살았던 그녀를 떠올리게 되었으니 그녀의 바람은 이뤄진 것이겠지?


브라보!!!!

소장용 책 등극.

눈물 질질 짜는 책이 아니어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매 순간을 당당하게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무엇인가를 이보다 더 절절하게 그려낼 수는 없으리라.

자식에게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까에 대해 이보다 명확하게 보여줄 수는 없으리라.

나도 내 아이에게 말한다.

곁에 없어도 언제나 함께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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