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아프리캇
마쓰무라 미카 지음, 김해용 옮김 / 달콤한책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안녕, 아프리캇"은 경제소설이라 부른다.

생소하기 이를 데 없는 경제소설.

선대인의 대한민국 경제학을 읽은 후 집어드는 책이니 만큼 남다른 기대가 있었더랬다.

결과는 언제나 그렇듯 기대를 져버리는 처참한 결과? ㅎㅎㅎ


조정래의 정글만리가 계속 떠올랐다.

배경이 중국이냐 아프리카냐의 차이일 뿐.

정글만리를 읽으며 느꼈던 가벼움과 수박 겉핥기, 편견이 반복되는 것인가 두려움이 찾아올 즈음 차이가 보이기 시작한다.


우선.

안녕 아프리캇은 아프리카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한다.

주요 등장인물들은 아프리카의 일에 적극적이며 긍정적이다.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질병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아프리카에 돌아온다.

미지의 땅, 깊은 경제불황을 타개할 수 있는 희망의 땅.

원조가 아닌 아프리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길 원하고 그 과정을 통해 자국 기업의 이익(주인공은 일본 무역회사의 직원)도 함께 얻자는 윈윈 전략을 제시한다.

훈훈하다.


그러나 아프리카에 대한 무한 애정과 무모하리만치 진취적인 배경을 담아내기엔 역부족.

먼저 아프리카를 다녀왔던 직장 동료의 우울증이나 주인공과 등장인물의 아프리카 무한 애정의 당위성 등이 부족해 소설로는 큰 점수를 주기가 어렵다.

대화를 통해 상황이 전개되는 방식 역시 맘에 들지 않는다.

"어제 영수가 죽었다며?"

"응. 어제 영수가 어쩌고 저쩌고......... " 하며 죽음의 원인과 과정과 결과까지 따옴표 안에서 좔좔좔 풀어주면 재미가 없단 말이다.

가독성이 상당히 좋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며칠째 고전을 면치 못할 즈음 찾아온 큰 깨달음 하나.

'안녕 아프리캇'을 경제소설이라는 타이틀이 아닌 청소년 추천 도서로 읽기 시작했더라면 어땠을까?

엄지를 척 들어올리며 좋아하지 않았을까?


에티오피아에서 케냐를 지나 잠비아로 이어지며 우리가 몰랐던 지역의 정보가 쏟아진다.

"국경을 초월한 형태없는 작품" (149쪽) 을 찾아내는 젊은이의 열정과 창의력이 돋보인다.

선배들은 10년만 생각하면 될 지 몰라도 우리 젊은이는 그 이후의 10년까지 내다 봐야 한다(276쪽)고 말하는 당참이 좋다.


나의 지적 허영심을 채워주면서 높은 작품성마저 기대하게 만드는 경제소설이 아니라

미지의 땅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새로운 정보와 젊은이들의 진취적 기상을 담은 이야기로 접근한다면

상당히 만족스럽더란 말이다.


내가 어디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내 삶이 달라진다는 가장 큰 교훈을 다시금 일깨워준 "안녕 아프리캇".

나는 경제소설보다 청소년 추천도서로 추천하련다.

반갑다 안녕, 아프리캇.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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