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논쟁! 철학 배틀
하타케야마 소우 지음, 이와모토 다쓰로 그림, 김경원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2월
평점 :
철학.
어렵다.
한 사람의 철학만 보면 그나마 낫지만 이것이 두 명의 철학자가 되고 세 명의 철학자로 늘어나면 말 그대로 멘탈붕괴의 상황 도래.
깊고 깊은 말장난의 늪에 빠져버리는 기분이랄까?
대논쟁, 철학배틀은 나의 멘탈을 붕괴시키며 늪으로 이끄는 철학자를 무려 37명이나 불러낸다.
(의심병 환자인 나는 정말 37명인지 세어봤음. ^^;;)
표지만 보면 만화책이다.
만화책같은 표지가 아니었으면 쉽게 손에 잡기 어려운 책이었으리라.
아무리 노력해도 철학은 선뜻 손에 잡히는 책은 아니니까.
책의 구성은 제목처럼 철학가들의 대논쟁으로 토론 형식이다.
총 15개의 주제를 정해 토론이 벌어지고 각 토론 주제에 맞는 철학자들이 등장해 자신의 생각을 펼친다.
빈부격차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 소년범죄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와 같은 실생활 밀접형의 주제부터
신은 존재하는지, 이 세계에 진리는 존재하는지와 같은 관념적인 주제까지 다양하다.
놀라운 건 등장하는 37명의 철학자인데.
37명 중 낯선 이름은 한 명이더라는 것.
어렵다, 뭔 소린지 모르겠다라고 말하지만 철학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모양이다.
그들이 주장하는바를 구체적으로 모른다 뿐이지 이름은 익히 들어 익숙했던 것이다.
익숙한 이름의 철학자와 그들의 사상을 간략하게 정리하기 좋다.
반복해서 자주 등장하는 철학자가 있는데 그들의 주장은 자연스럽게 익혀진다.
밴담의 공리주의(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와 홉스의 만인의 만인을 위한 투쟁이 그렇다.
내 사고방식이 카뮈와 비슷하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고.
깊이 있는 철학서적은 아니다.
철학 입문 서적에서도 가벼운 편에 속하겠다.
나처럼 얇고 넓은 지식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적당.
저자가 전문 철학자가 아니라 윤리 강의를 하는 사람답게 요약정리가 잘 되어 있는 것은 최고의 장점.
페이지 맨 아래 단어 설명은 물론, 기억해야 할 부분은 박스 처리까지 해주는 정성을 들였음.
그것들을 전부 읽으며 다음 페이지로 넘어갔더니 오히려 이해에 방해가 되더라.
토론만 읽은 후 페이지 아래 상자와 설명은 나중에 정리하듯 다시 보는 것이 훨씬 나았다.
한 호흡에 다 읽기보단 여러 번 나눠서 읽기를 추천한다.
그렇지 않으면 머리가 온통 뒤죽박죽 되어버릴테니. ㅎㅎㅎㅎ
공부하는 학생들이 읽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대논쟁, 철학배틀이었음.